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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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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후 한때 소나기

2019. 6. 29. 20:05 | Posted by 허니즈맘
3. 오후 한때 소나기

"아까부터 기다렸다 어서와~"
후두둑 무겁게 떨어지던 빗줄기는
주룩주룩 굵직한 빗발로 시원스레 쏟아졌다.
 
30분 전,
맑은 하늘색 위에
부드러운 흰구름이 둥실 떠있는데
화사한 햇살 아래 뜬금없이 천둥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고양이가 그릉그릉 하듯 낮은 소리로
먼하늘 북쪽에서 검은 구름이 말을 걸어왔다.
곧 보자고 ㅎ

삽시간에 소나기는 그쳤다. 금세 맑아진 하늘아래  그야말로 영화처럼 서광이 비춰온다.
이런 날씨엔 옥상가서 사진찍고 싶은데 ㅎㅎ
카페 안의 손님들을 돌아보며 즐겁게 참을 인 자를 삼킨다.

꽤나 거친 비바람에도 카페앞 골목길은 단정하다.
운동후 열오른 얼굴을 운동장 수돗가에서 급히 세수를 한듯 청량감이 넘친다. 젖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손가락으로 빗은 것같이 흐트러진 듯 하지만 깔끔하다.

비가 그치자 오가는 골목길 사람들 제각기 희비가 교차되는 사연에 웃음이 난다.
*아효~ 이리 금세 그칠줄 알았으면 그 비 맞지말고 잠시 피했다 올걸ㅋ
*오메~ 지하철 탈 때
그렇게 와서 걱정했는데 동네에 내리니까 딱 멈췄네요 ㅎㅎ

갑자기 지나가는 여름 소나기에
비를 맞아도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
바로 집앞에서 주차하고 뛰달리다 미끄덩 할 뻔하는 사람~
나는 시원한 돌풍바람에 웃고 비먼지냄새 맡으며 유유자적 소낙비 동영상 찍어주는 신선놀음하는 사람~

반가운 빗소리에 영혼이 꿈틀,
소나기를 만나 감수성이 피어나는
행복한 오후다.

2. 내 인생의 책

2019. 6. 29. 20:00 | Posted by 허니즈맘
2. 내 인생의 책

'나의 첫번째 글쓰기'시간에 내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읽었다. 수많은 책중에 어떤 제목이 떠오를까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시 기다려 보았다. 갑자기 책제목이나 지은이가 생각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내 퐁풍 물밑에서 솟아오르듯 기억이 났다. 나도 모르게 웃음까지 절로 났다.

*10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
파레아나의 편지 (엘레나 H.포오터)

*20대에 인상적이었던 책
길은 여기에 (미우라 아야꼬)
내가 선 이곳은 (한희철)
예수와 만난 사람들 (이현주)

 소녀 파레아나는 우울함이 깊었던 중학생인 나에게 '감사'라는 긍정적 삶의 비결을 깨우쳐 주었다. 젊은 미우라 아야꼬는 남녀의 고귀한 사랑과 품위있고 인격적인 소통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며 연애에 대한 설렘을 기대하게 했다. 한희철전도사님의 시골 개척교회의 일상이야기에서는  신앙인으로서 사람을 대하는 겸허함, 마을공동체 안에서의 소박한 행복과 진실한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그려볼 수 있었다. 이현주목사님의 영감 넘치는 성경이야기는 하나님의 마음과 눈길이 이 세상에 어떻게 머물고 피어나는지 알게 해 ㄴ주었다. 신약시대 뿐 아니라 오늘날 나와 이웃들의 사건으로 절절하게 다가왔다. 역사 속의 사건은 상상력과 해석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끈기없는 습성대로 독서습관은 변변찮다. 그래도 20대 이후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친 책들이 몇권 더 있다.  이 네 권의 책이 그 중에서 빛나는 이유는 특별한 정황 속에서 인격적인 사귐있는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내가 모르는 세상을 친밀하게 여기며 다양한 인생들에 대해 애틋함과 희망을 갖게 도와 주었다. 나를 객관화 시키고 이해하며 성장하도록 힘이 되었다. 살아갈 세상에서 기준과 방향을 말해 주는 친절한 선배같았다.

 인생에 귀한 사람과의 만남처럼 고마웠던 책들이다. 골똘히 아득한 추억을 더듬듯 기억 속에서 꺼내본 네 권의 책은 여전히 내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 오랫만에 차한잔 앞에 두고 마주하고 싶다. 
 고맙다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