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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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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내 인생취미

2019. 6. 29. 21:36 | Posted by 허니즈맘
9. 내 인생취미

오랜만에 코바늘로 코사지를 떴다. 아이고~~ 어깨랑 목 뒷덜미, 승모근이 결려서 죽겠다. 눈이 침침해서 안 보이니 짧은뜨기 위 아무 데나 찔러 코를 잡고 무작정 도안을 따라갔다. 1단째 꽃잎을 8장 뜨려고 했는데 9장이 되고 2단째 꽃잎도 9장이 되는 바람에 하얀 꽃은 졸지에 복슬복슬 양처럼 보인다. 이렇게 아프고 힘들 줄 알면서 고군분투 했다.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아마추어가 만든 코사지. 오늘 할 일도 많았은데 그걸 왜 했을까? 중독시기는 지났는데…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 취미는 그토록 매력이 있다.

코바늘 뜨개는 집중을 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청소년기에 수포자였던 내가 도안과 직물을 보며 수학적 사고를 사용한다. 느리고 더디 배우는 똥손이 손과 눈의 협응하는 스킬을 연마하면서 성취감을 맛본다. 덤으로 생긴 결과물은 시간을 유용히게 보낸 증거 같아서 뿌듯함까지 느끼게 된다. 예쁜 뜨개 작품이 목적이기보다 시간을 들이는 과정에서 내면의 치유와 회복을 경험한다. 자존감을 높혀 주는 인생취미이다.       

이제 취미의 전환점이 왔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독서량은 빈약하고 편독이 심했었다. 앞으로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천천히 정독해야 하는 책들을 읽으려고 한다.
자유론, 코스모스, 토지1,2부.
사랑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내 삶에 자유는 누구에게나 아주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자유론>은 자유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을까? 듣기 버전도 준비완료이다. 국민학교 때 오빠가 홀랑 빠졌던 <코스모스>를 오랜 동안 여러 번 읽는 걸 보며 감탄만 했었는데 큰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방에 꽂아 둔 그것을 이제 내 방에 데려와야겠다. <토지1,2부>는 언젠가 읽으면 좋겠지만 분량으로 보아 내 박약한 의지와 분주함으론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아 옷깃을 여미며 바라보는 명망높은 고귀한 책이었다. 읽게 된다면 나에게 전무후무한 깊은 영향을 끼치는 문학작품이 될 것이다. 나의 독서 취향으로 보아 믿어지고도 남는다.  

계획을 잘 지키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독서계획에 가슴이 설렌다. 여행계획 같다. 실제로 여행을 별로 못해 봐서 여행계획도 세워본 적이 없지만 사람들이 여행계획을 세우면 이런 상쾌한 긴장감 때문에 들뜨는구나 싶어진다.

내 인생의 글쓰기에 기초를 세우고 근력을 만드는 과정은 나와 가족, 이웃과 세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여행이 될 것 같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자 하는 더 넓은 세상을 가려고 한다. 기대로 가득한 내게 인내와 지혜의 힘을 더해 주시길 기도한다.

8. 기초세우기

2019. 6. 29. 21:33 | Posted by 허니즈맘
8. 기초세우기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을 2회 마쳤다. 기대이상으로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강사님이 밝고 겸손하셔서 마음이 훈훈하다. 쉬운 말로 잘 가르쳐주시고 끊이없이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이 수업에 오게 된 이유는 나의 글쓰기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강사님의 첫강의 도입에 강조하신 '매일 꾸준히 글쓰기'가 바로 글쓰기의 새로운 즐거움이겠구나 기대할 수 있었다.

 오늘로 매일 글쓰기의 8일째를 맞이했다. 한 주간 게으른 습성에도 불구하고 성실하려고 노력한 거 진심으로 칭찬한다. 한편으론,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긴장감의 불편함도 인정해야겠다. 숨통을 가볍게 하기 위해 길게 들숨날숨을 쉰다. 어떻게 하면 내 호흡으로 단톡방의 매일 글쓰기를 잘 따라갈까 고민이 된다.

 보통 나의 글쓰기는 매일 틈틈이 일상중에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첫째, 페이스북에 아티클을 공유하며 소감을 쓰거나 생활단상을 게시할 때  둘째, sns에서 개인적인 댓글로 짧은 소식을 주고 받거나 긴한 상담을 할 때 유용하다. 일필휘지로 화자의 어투로 써내리는 솔직하고 가벼운 에세이나 신랄하게 사견을 곁들인 소감들은 대부분 몇 번의 수정작업을 한다. 어차피 고칠 글이라는 전제로 앞구르기, 옆발차기, 달리다 멈추기 등 정말 자유분방하게 단숨에 쓰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제 마음 편한대로, 생각이 닿는대로 날개를 단듯 글쓰기가 즐거운 시간이다.
 
 단톡방에 글을 올리는 매일글쓰기는 도저히 단숨에 쓰기로 시작할 수가 없다. 여러 번의 수정작업까지 마친 후 올린 글을 읽으면 긴장감이 뚝뚝 떨어지고 전혀 생기가 없다. 재미가 없다. 내 글을 읽고 내가 지루한 것은 참 맥빠지는 일이다. 강사님이 그렇게 쓰라고 하신게 아닌데 난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수십 번 지우며 애쓴걸까?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글을 쓰는 내 마음과 생각이 중요한게 아니라 외형적인 글다듬기에만 신경을 곤두 세웠다.

 성격이 예민하고 까다로운 면이 있는데 무언가 만들어낼 때 그 기질이 드러난다. 본인도 괴롭고 당연히 곁에 있는 사람도 피곤하게 된다. 그나마  사람을 대하거나 대화로 일 할 때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며 예의바르되 친절하고 자유로운 편이다.
 단톡방에 올리는 글은 나름 완제품 만들기라서 글의 모양새를 다듬어 올린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기지를 발휘한 결과는 조각에 사포질을 사정없이 문댄 것 같이 나만의 결을 볼 수가 없다. sns 관계성 안에서 가감없이 드러내던 생각과 느낌이 없다. 비문을 죄다 고쳐서 그런가?

 나는 비문에 익숙하고 좋아하게 된 것같다. 멀쩡히 쓰던 짜장면 표기를 자장면이 바른 표기라고 강제했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국민 다수가 두루 원하니까 둘다 쓰는 것이 옳도다 했던 전례가 있다. 시대의 문화로서 비문도 문법을 벗어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억지같지만 가능할 거 같은 미래를 상상해 본다.

 매일글쓰기는 분명 내 인생에 큰 사건이 될 것이다. 매일매일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을 신청하며 실은 글쓰기의 기초를 새롭게 세우려는 다짐도 있었다.  강사님의 수업은 재미있지만 역시 기본에 입각해서 내 글쓰기습관을 뒤집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퇴고하는 과정은 견딜만 한데 다쓴 글을 읽고 심드렁해지는 것이 반복되니까 비문에 대한 애착을 토로하게 된다. 나 돌아갈래, 구관이 명관 외치며 익숙한 것에 집착하려고 한다.
 
 다 핑계다. 기초훈련은 원래 힘들고 지겨워도 참아야만 고생끝에 낙이 오듯 기초가 다져진다는 진리를 새기는 시간이다. 강사님이 기초를 다지는 것은 마라톤이라고 하셨다. 내 본색 드러내며 걷다 뛰다 두리번거리면서 내가 참여한 마라톤을 완주하고 싶다.
 모범생 모드는 지속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든다. 어차피 그렇게 살지 않기로 한지 오래 되었다. 크게 민폐를 끼치는 무례가 아닌 이상 내가 이것을 왜 하는가 목표와 나 자신만을 생각해야겠다. 이러한 프레임이 바깥생활에서는 낯선 것이지만 실제로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강사님이 언급하신 사적인 연결고리에 매이지 않고도 유지하신 목적있는 소모임들이 내겐 생소한 것 같다. 뒤늦게 휘트니스나 수영반을 지속하지 못한 이유가 그거였나 싶기도 하다. 그곳에서 휘몰아치는 친목분위기가 부담스럽고 운동에 집중하기 어려워서 두 달을 못 넘겼었다.

 기초를 세우기 위한 기초훈련은 민낯으로 결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야 새로운 설계가 가능하다. 첫 수업시간에 가르쳐주신 "초고 쓸 때 주의점"-잘 쓰려고 하지 않는다, (다듬으면서)서론 본론 결론 틀에 맞추지 않는다, (다른 사람 시선 걱정하며)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은 완전히 나를 위한 메뉴얼이었다. 초고가 막히니까 글쓰기가 즐겁지 않고 수업참여의 동력이 끝을 보이려고 했다.  "초고레시피"를 손에 쥐고 주문을 외우듯 글쓰기 동력 충전을 해야겠다.

 에효...글쓰기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매일글쓰기에-단톡방에- 새힘을 얻었다.
 기초세우기라는 제목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듯 글을 시작했다. 이 글을 쓰면서 역시 초고레시피를 무시하고 써내리다 보니 묵직한 부담에 이 기초훈련에서 뛰쳐나갈까 위기도 느꼈다. 그동안 단톡방에 쓴 글중 두 번째로 짧은 글을 쓸줄 알았는데 제일 긴 글이 되었다.
 
 글쓰기가 마라톤이고 마라톤은 내 기질에 안 맞는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 하려면 마라톤의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글쓰기의 근력을 만들어줄 매일글쓰기는 운동과 같다. 운동은 내 인생에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었다. 매일 조금씩 지속한 자전거 출퇴근이 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으니 막막하지는 않다. 출퇴근이라는 단순한 전제처럼 초고를 그냥 막 쓰자. 막 쓰면서 올라온 즐거운 흥으로 찬찬히 퇴고를 하면 된다. 매일 쓴다는 것은 초고를 매일 쓴다는 것이다.
난 초고 쓰기 재미있어 한다. 그걸 기억하자!
 
 나의 글쓰기 기초세우기 첫번째, 초고는 출퇴근 저전거타기 개념이다. 일상중 복잡한 의무와 꾸밈 없이 일단 하기로 한 것이고 업무시간과는 별개로 여기면 된다. 업무시간 괴로울 걸 예상하며 출근 안하면 어쩌랴. 필요해서 창문 열고 닫는 것처럼 초고쓰기를 여상하게 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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