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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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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나누던 날

2010. 2. 19. 00:56 | Posted by 허니즈맘
 

바하밥집 <떡국 나누던 날> -- 홍은가교


참 시간 빠르네요.

벌써 지난 주 토요일, 설 전날 밥집에 홍은가족들이 다녀왔습니다.

꾸준히 올리시는 바하밥집 후기를 보며 ‘사역의 뒷심은 후기 나눔이다’ 했었는데 이번엔 좀 늦게 제가 올리게 되었네요.

전 토요일 바하밥집 사역에 처음으로 참여한 거였는데 그 동안 사역 후기를 계속 읽어서 그런지 별로 낯설지가 않더군요. 손발은 서투르고 하는 일이 없어서 어색하기도 했지만요. 물론 현장에 가기 전에 미리 그려본 장면과 실제로 식사를 준비하고 나누고 정리하는 과정이 좀 다르기는 했습니다. 학교 급식 봉사를 가더라도 줄을 서 있고 보면 배식하는 손이 왜 그리 바쁘던지 몸놀림이 둔한 저 같은 사람은 시간내내 쩔쩔매곤 했죠.
그런데, 그 날은 떡국이라 좀 쉬운 편이었다고 손이 덜 바쁜 경우였다고 하시더군요. 심지어 전 국자를 들고 있다가 전해주는 그릇을 한번 더 잡고 서 있는 없어도 되는 역할을 했지요.^^;  현숙언니의 사랑 푸는 국자는 떡과 고기를 잘 분배하고 국물도 적절히 푸짐하게 담아내고...


이번 모임은 설 명절을 앞둬서 이제까지 계속 음식을 준비해 주시던 귀한 분들이 집안일을 하셔야 하니까 모처럼 봉사를 쉬신 거라 들었습니다. (전 그 분들 중에 한 분을 아는데 참...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2주 전부터 저희 가교에서 시간이 되는 분들이 함께 하기로 했는데 ㅎㅎ 제가 일복이 없나 봅니다. 언제 연락 오나, 당일날 일찍 만나나, 고명 만들고 야채라도 썰어야 잖나 했는데, 떡국 국물은 전날 현숙언니가 사무실 일하며 오후 내내 오며가며 우려내고 -진국이었음다 -예술적인 계란지단 고명과 끝내주는 맛의 무채김치를 현숙언니 어머니께서 해 주셨다는 겁니다. 설 전이라 바쁘실 텐데 아주 기뻐하시며 손님들 대접 잘하라고 완벽한 세팅을 밀어 주셨습니다. 손님들도~ 무채에 감탄하셨습니다.


지난 신정 때 밥집에서 떡국의 떡찜 됨을 경험한 후라

-- ^^; 끓여서 나갔더니 30여분 사이에 떡이 국물을 다 마셔버린...ㅜㅜ --

우린 매우 지능적으로 “떡을 물에 불리고 채에 건져서 현장에서 국물에 끓여 대접한다” 계획하고 나섰는데 날이 너무 차고 가스 화력이 부실하니 떡을 충분히 익히기엔 좀 시간이 걸렸지요. 그래서, 아쉽지만 기다리시게 하기 죄송하니까 ‘떡찜 보단 낫지유’ 하며 국물과 김치로 맛을 달래며 약간 생생한 떡을 감수했습니다.

정말 그렇게 한 자리에서 떡국을 많이 먹은 건 처음인거 같네요. 서서 먹으니 배부른지 모르고 맛있는 김과 예쁜 고명 왕 올리고 감칠맛 나는 김치랑 막 먹는데~~ 호호깔깔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참여한 분은 대장님,  윤민정 목자님, 김옥란 목자님.

홍은 가교에서는 이대선 집사님, 아들 예담이, 유현숙 간사님, 조영권 목자님, 저. 
그리고, 식사하시러 오신 손님은 25분 정도 되셨나 봅니다.

그 동안 밥집팀이 잘 섬겨 오셔서 그런지 손님들은 모두 밝게 웃으며 인사를 주고 받으셨고 우리가 가져온 무거운 짐을 펼치고 거두는 작업을 기꺼이 도와 주셨습니다.


밤새 내린 눈이 녹아 공원 바닥이 젖어있고 간간히 부는 바람도 꽤나 차가웠는데

하늘은 겨울치고는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빛이고 햇살이 고운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곧 봄이 오고 날이 풀리면 손님들의 일상의 고단함이 좀 나아지시겠지요?

지금은 우리 교회에 출석하시고 예배드리시는 몇몇 어르신들을 뵈면

그 동안 이 분들의 얼굴빛이 더 밝은 모습으로 변하신 것처럼 느껴지고

예배 전에 뵐 때의 모습이 갈수록 편안해 보이시는 건
제 맘이 편해져서만은 아니겠지요? 


밥집 대장님의 소망대로 일주일에 한번 식사만 드리는 게 아니고

손님들의 마음에 예수님의 사랑이
밥푸는 따스한 손길과 친절한 관심의 인사를 통해 전달 되길 바랍니다.
 
봄눈 녹듯 그분들의 거칠고 단단하게 언 속사람이 열리고 
어둡고 무기력하던 삶에 새싹 돋듯 희망의 전환점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며 수고하시는 밥집 사역에 성령께서 친히 일하시고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즐거운 은혜가 더 많은 나들목 가족에게 편만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