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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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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콤했던 시절

2009.06.12 20:25 | Posted by 허니즈맘
오늘 아주 오랫만에 예전에 듣던 영화음악을 들었다.
늘 몽상에 차 있던 행복한 소녀시절이 떠 올라 눈물이 나려고 했다.
정말 몽상이었지만 참 재미있고 행복했었다.

중고시절, 밤새고 음악 정말 많이 듣고, 눕지도 않고 책상에 앉아 머리로 소설 수백 권은 썼다^^;;
그땐 여러 가지 감정의 기복이 심했고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기분은 아주 냉소적이고 자학적인 글로 해소를 하곤 했다. 그리고,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내 머릿 속에 영화 한편 뚝딱 지어내는 시간이 얼마나 기가막히게 달콤했던지...^^;; 밤을 새고 학교를 가도 피곤치 않았다.

20대 넘어 오면서 팝 영화음악 클래식 제목파일이 머리 속에서 완전 삭제되다시피 했다. 나의 20대는 가만히 앉아서 내게 다가오는 이들만 만나지 않고 제법 많은 관계들로 바빴다. 그리고, 상상해 보지 못한 행복한 일상이 있었다. 교회에서 만난 친구 선후배가 참 다양하지만 착하고 매력적이고 헌신적인 사람들이었다. 혼자의 몰입도 내용이 바뀌었고 말이다.

음악을 여전히 좋아했지만 중독 수준이었던 10대 때와는 달랐고
제목을 기억할 수 없으니 찾아 듣기도 번거로워 멀어지고
애셋 낳고 나의 음악 목록은 완전 백지가 되었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그 음악들을 들으면
그 오래 전 지기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듯 이렇게 흥분한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아마 내가 할머니가 되어도 나를 설레이게 할 거 같다.
그의 음악은 슬프지만 삶에 대한 애착이 깊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100% 감성대로 사는 사람이었다.
엣날 친구들은 나를 "빨간머리 앤"이라고 여긴다.

찬사일까, 놀리는 걸까?  --;;

나의 과거지사는 그렇게 "행복" 만끽으로 미화되어 있다.
그래서, 자아도취에 대한 향수병이 심한 것이다.

이제 나는 내가 종아하던 음악을 그런 자세로 감상할 형편이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되겠고... 말이다.
난 그 이후로는 날마다 새 노래를 내 영혼에서 울려나는 것을 소망하고
그 노래에 참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내 영혼의 노래가 약속된 것이지만 깨끗한 맘이어야 하는 것이라
내 삶이 그 노래로 참된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다.

집 근처의 30년 이상 된 은행나무. 봄에 꽃보다 예쁜 새잎이 돋았을 때이다 2009.4.



내가 어른이 된 것이 이럴 때 다가온다.
참된 것은 수고해야 얻고, 때로는 눈물로 견뎌야 기쁨을 누린다는 것을
이제는 더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다.

이 글을 읽으시는 나의 지인님~ ^^
당신의 어린 시절 "몰입"의 매개체는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