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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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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기념일은 피곤해

2019. 6. 29. 22:58 | Posted by 허니즈맘
16. 기념일은 피곤해

 기념은 기념하는 자의 것! 이라는데 난 기념일에는 취약하다. 페이스북에 지난 10여 년 동안 남편 생일날 포스팅을 했는데 추억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남편생일 포스팅은 유일하게 매년 꾸준히 이어온 기록이다. 나의 시간과 정성을 담은 기념일 축하하는 애정공세였다. 해마다 삼형제가 면면히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있고 남편의 축하받으며 웃는 얼굴이 참 사랑스럽다. 아이들이 커가며 달라지는 에피소드가 생생해서 지난날 기록하길 참 잘했구나 싶다.

 남편 생일을 빌미로 드러내는 닭살 돋는 나의 애정표현을 읽으면 오랜 지인들은 천생연분이라고 말을 거든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천생연분이라면 내 쪽에만 해당될지도 모른다고 딴죽을 걸게 되었다. 남편은 다음 생애에도 또 결혼할거냐는 질문에 5초간 무응답 (망설임)한 전력이 있다. 지난 해 결혼기념일에 지인이 우리 부부가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짓궂은 질문을 했던 것이다. 난 1초도 안 쉬고 바로 물론이지 했는데 남편은 순간 정신이 혼미했는지 답할 기회를 놓쳤다. 두고두고 기억할 입담거리를 만들고 말았다.

 우리 부부는 둘다 기념일을 조용히 소박하게 보내는 것에 동의 한다. 돈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약간의 낭만충동을 느낄 때도 있지만 부수적인 감정노동의 과정에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에 보통날의 평안을 더 좋아한다.

 남편은 내 생일날 축하메세지를 10줄 정도 쓴 봉투에 현금을 담아준다. 웬만하면 내 마음에 안들기 때문에 옴싹달싹 시도를 하지 않고 쿨하게 '네맘대로 선물'을 권하게 되었다. 나도 비슷한 방법을 쓰는데 내 특기대로 마감개념 없이 제 날에 안 주고 몇일 있다 건넨다. 마치 선물을 고르다 결정 못한 것처럼...좀 바보같지만 그렇게 얼띠게 구는게 남편에게 더 많은 걸 얻는 기분이 든다. 나를 못난 모습 그대로 수용하고 인내해 주는 사랑을 확인하는 지점이다. 남편은 참기의 달인이지만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무척 싫어한다. 아마 지각 선물에 대해서 기대도 실망도 안 하고 그저 고맙다 할 것이다. 더 기분좋게 선물을 줄 타이밍이 있는데 난 왜 여전히 찌질할까?
 
 결혼기념일, 생일, 연말연시는 감정이 참 피곤하다. 감사와 행복의 고백이 진심이지만 틈틈이 어리석은 감정과 위축된 욕구가 기어나온다. 평상시에 그 따위는 발밑에 깔려 있다. 특별한 날을 감정으로 느낄 때 나도 모르게 발밑창을 들여다 보다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올라오는 탐욕을 본다. 절제하고 산다고 애쓰는데 절제의 끈은 참 약해지기 쉽다. 기념일은 나 자신을 구질구질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회피하고 싶은 것 같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그런 과거 기억의 과장은 현실을 더 초라하게 한다. 그저 현재의 생존방법은 우선순위에서 체득된 것이다. 바라기는 사랑을 할 때 상처받지 말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상대방이 원하는 구체적인 사랑의 방식에 나를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남편이 내게 바라는 것은 대쪽같이 하나다. 시간지키기...내가 제일 못하는 것인데...남편의 인내의 총량에 비하면 나의 노력은 참 보잘것 없었다.

 남편 생일은 지나갔다. 당분간 집안 기념일은 없다. 유예기간이다. 평상시에 남편의 마음에 맞게 잘하도록 더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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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남편 생일

2019. 6. 29. 21:55 | Posted by 허니즈맘
15. 남편 생일

 남편 생일이었다. 세 아들과 한 상에 앉는 게 여의치 않아서 아들들을 기다리다 밤 12시 넘기 전에 겨우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지나치게 조용한 우리 동네 골목길에 오밤중 생일축하 노래가 널리 들렸을 것 같다. 여름이라 활짝 열린 창으로 민폐될까 싶어 사뿐사뿐히 얌전히 불렀다. 웃겼다. 축복기도를 서로 미루다 내가 하면 설교급으로 늘어지게 할 거라고 장담했는데 다들 눈을 감아 버려서 오랫만에 길게 남편을 위해 소리내어 기도했다. 남편이 많이 감동하길 바랬다. 아멘하고 눈을 뜨니 아들들은 눈을 뜨고 멍한 얼굴이었다. 피곤한 시간이고 빨리 케이크 먹고 싶은데 엄마는 주책이다 못말리지 하는 퀭한 눈빛이었다.

 매년 하던 대로 생일맞이 소회를 들었다. 남편에게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감사한 것과 새 나이에 바라는 것을 물었다. 그 동안 명리학 공부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되어 본질을 깨닫는 새로운 길에 접어들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했다. 앞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원은 명예롭게 늙는 것이라고 했다. 좀 짠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아빠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으며 셋째 아들은 생일날 넘 비관적인 것 아니냐고 밝은 기운으로 다독여 드리고 싶어했다. 슬픈 일이나 우울한 것이 아니라 이런 류의 깨달음과 소원은 우리 인생에 참 유익하고 나이가 잘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안심시켜 주었다. 둘째 아들은 아빠에게 생일축하의 메세지를 쓴 금일봉을 선물로 드렸다. 둘째는 알바해서 모아 놓은 돈을 멋지게 쓴다. 청소년기를 자부심을 키우며 성장하는 둘째 아들을 보면 참 고맙다. 첫째 아들은 생일축하 시간에 대한 심적 부담이 불편하다고 산책을 나가 버렸다. 언젠가 그 부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약간의 부담으로 소통하는 것을 그럭저럭 함께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들들이 모이기 전, 밤 11시가 넘어가면서 남편이 그냥 우리 둘이 케이크 촛불 키고 어서 해 버리자는 말에 나만 있으면 축하가 재미없잖아 하며 애들을 기다리자고 했다. 그때 남편은 장난스럽게 우리의 현실을 말해 주었다. "당신만 있으면 되지 뭐! 우리 둘만 있어도 재미있다!"
 우리가 그런 점에서 마음이 통하는게 정말 다행이다. 내가 아내로서 엄마로서 부족함이 많지만 남편의 내밀한 이야기와 은혜롭게 늙어가는 시간은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듣게 된다. 남편의 새 나이에도 우리 부부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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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갈 곳이 있다는 것은

2019. 6. 29. 21:54 | Posted by 허니즈맘
14. 갈 곳이 있다는 것은

 나의 갈 곳은 어디인가?
이런 질문에 막막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은 걸 보니 나는 현재 행복한 사람이다.

 허덕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글쓰기 수업에 도착했다.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두 바퀴가 거침없이 내달릴 때 오늘 하루의 분주함과 피로함이 씻겨지는 것 같았다. 달리던 길에 도보중인 사람들을 조심하며 지나치고 신호등 대기에 꽤 오래 머무르면서 내가 어디를 가고 있나 스스로 질문하며 흐뭇함에 젖어 들었다. 글쓰기수업에 가는 50세 박혜성은 마음에 들뜸이 가득하고 앞길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유로웠다. 행복했다.

 지금 내가 도착한 곳이 즐거운 곳이어서 좋다. 오늘 하루종일 열심히 수고하면서 내가 이후에 갈 곳이 있고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서 평안했다. 일을 마치고 이곳으로 달려오는 내내 기대하며 긍정적인 기분에 휩싸일 수 있어서 감사했다.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사람에게 유능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나를 있는대로 드러낼 수 있고 또한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나님께서 내게 선물로 베풀어주신 기회이고 그것을 내가 선택했다는 것은 자존감을 높혀 준다.

 누구나 그렇듯 내 인생도 계속 어딘가를 갈 것이다. 지금과 이어질 그 과정에 대해 나는 소망한다. 가야할 길에서 너무 지치지 않길,  희뿌연 그림이라도 내가 하나의 작품이  되어져가는 것을 확신하며 웃으면서 그 길을 갈 수 있길 바란다. 

 나는 내가 가야할 방향을 안다. 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과 발길에 힘이 된다. 하나님의 눈길과 마음 있는 곳에서 살며 행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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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작심일일

2019. 6. 29. 21:52 | Posted by 허니즈맘
13. 작심일일

 작심삼일은 남얘기 같다. 책읽기 계획이 이틀 연속 중단되어 작심일일이 되었다. 첫날의 자긍심이 무색하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를 읽기 시작했다. 기대보다 흡입력이 있었고 집중하며 감동도 받았다. 월요일 아침시간에 이루어진 독서시간이었다. 결국 월요일 낮부터 오늘 지금까지 책표지만 만지고 목차만 들여다 보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오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겠다. 어제 일정이 무리가 되어 시야가 흐릿하고 표정도 멍했던 것 같다.

 새로운 마음으로 내일부터 또 작심삼일을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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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착한 생각

2019. 6. 29. 21:42 | Posted by 허니즈맘
11. 착한 생각

 굿 아이디어, 그러니까 심쿵할만한 새로운 아이템이다. 즐반에서 펼치면 좋을 새 활동을 생각해냈다. ---나미야잡화점처럼 편지 쓰기

 저녁시간에 남편과 호젓이 앉아 밥을 먹으며 케이블 무료영화를 보았다. 언젠가 보면 괜찮을 영화 목록은 따로 써놓지 않으면 매냥 까먹어서
오늘도 이리저리 찜영화 제목을 홅다가 그 유명한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을 오늘의 밥상무비로 선택!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나비효과, 인과응보를 넘어선 초월적 은혜, 마음의 동기, 진실의 힘, 순수함......이야기가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일터인
마을카페  <즐거운반딧불이>로 생각이 흘렀다. <즐거운반딧불이>에서 이루려고 했던 계획들,
그 이상으로 이루어진 일들, 드나 들면서 사귐이 깊어진 이웃들, 여전히 스치고 지나지만 같은 골목길을 거닐며 크고 작은 연결고리 안에서 일상이 이어져 있는 동네사람들...

 누구나 자기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온몸으로 말한다. 감사하게도 누군가에게 친절한 손을 내밀거나 수고하며 귀를 기울여 주려는 마음들도 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들. 그것을 몸소 체험했다는 것이 나에겐 기적이다.

 어떤 방법으로 편지쓰기를 진행할지 구체적으로 세밀히 계획해야 하고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 사려깊은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나는 이 영화에서처럼 카페지기로서 상담 전담, 일대일 편지 답장 완수... 등 그렇게는 안 할 것이다. 불가능하니까, 힘들어서, 벅차서, 게을러서...
이렇게 마음에 꽉차게 영감으로 차올랐으니 그저 우리 동네에서 일어날만한 훈훈한 일이 될 것이라고 좋은 예감이 든다.

 자고로 이런 착한 일은 혼자하는 게 아니다. 감동을 받고 마음을 먹었으니 이제 한발 떼고 함께 할 여러 동지들에게 이 좋은 일을 권유하며 각자의 생각들을 들어 보면 잘 될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이미 이루신 그리고 이루실(already & not yet)기적들이다. 골목길 마을카페 <즐거운반딧불이>의 기적~ 또다른 이야기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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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감사는 곧 자랑이 되고

2019. 6. 29. 21:38 | Posted by 허니즈맘
10. 감사는 곧 자랑이 되고

아들자랑이라기 보다 제 마음에 새기는 감사입니다😉

이런 날이 간간히 있는 것은
오늘같이 무더운 초여름~
느닷없는 시원한 바람줄기처럼
순간만으로 마음을 여유롭게 만져 주고
마주보며 웃게 하고 즐겁게 해 준다.

2찌아들은 자신의 청소년기를
메마르고 생기없다며 꺼끌하고 무료하게 느낀다.

그러한 날 가운데 만들어 낸 작업 결과물은
땅에서 키워낸 듯 소중하고
하늘에서 내린 행운인 듯 신이 나고...

아들은 해변에서 자기만의 특별한 조개껍질을
우연히 발견한 아이처럼
반지를 엄마에게 건냈다.

엄마는 해변에서 잃어버린 반지를 찾은 것같이
상기된 얼굴로 기뻐 감탄하고
오늘 처음 본 반지를 원래 자기 것인양
손가락에 끼고 이리저리 조명에 비춰 본다.

아들은 다소 무뚝뚝한 차분한 표정으로
반지에 새긴 글씨를
미처 읽지 못한 엄마에게 조용히 말해 준다.
"Save Time"                        의미있다 ㅠ

금속공예 동아리에서 선배들이 도와줬고
완성될 때까지 남아서 완성한 1학년은 자기뿐이었단다.

*2찌아들 에피소드 추가

센수쟁이 울 2찌아들...
생각과 손길이 섬세하고 배려심 깊어 따뜻하고
조용히 감동을 잘 만든다.

이사와서 정수기 위에 남편과 내가
서로 모르던 시기에 각자 찍은 사진을
액자에 담은 것을 세워 놓았더니 2찌 아들이
언제적 사진이냐고 묻길래
"우리는 그때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라고 설명했다.

그후 얼마 지나서 무심코 정수기 위를 봤더니
사진처럼 '리우의 예수님' 나무조각상 아래
우리 사진을 마주 보게 하고
그 사이에 내가 준 편백나무로 만든 하트를
클립으로 기대어 세워서 달달모드를 연출해 놓았다.
(진짜 깜짝 놀랐고 어릴 때부터 알았지만
우리 2찌는 앞으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주 깊은 감동을 만들어줄 사람이구나🖒
감사하는 마음에 젖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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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내 인생취미

2019. 6. 29. 21:36 | Posted by 허니즈맘
9. 내 인생취미

오랜만에 코바늘로 코사지를 떴다. 아이고~~ 어깨랑 목 뒷덜미, 승모근이 결려서 죽겠다. 눈이 침침해서 안 보이니 짧은뜨기 위 아무 데나 찔러 코를 잡고 무작정 도안을 따라갔다. 1단째 꽃잎을 8장 뜨려고 했는데 9장이 되고 2단째 꽃잎도 9장이 되는 바람에 하얀 꽃은 졸지에 복슬복슬 양처럼 보인다. 이렇게 아프고 힘들 줄 알면서 고군분투 했다.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아마추어가 만든 코사지. 오늘 할 일도 많았은데 그걸 왜 했을까? 중독시기는 지났는데…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 취미는 그토록 매력이 있다.

코바늘 뜨개는 집중을 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청소년기에 수포자였던 내가 도안과 직물을 보며 수학적 사고를 사용한다. 느리고 더디 배우는 똥손이 손과 눈의 협응하는 스킬을 연마하면서 성취감을 맛본다. 덤으로 생긴 결과물은 시간을 유용히게 보낸 증거 같아서 뿌듯함까지 느끼게 된다. 예쁜 뜨개 작품이 목적이기보다 시간을 들이는 과정에서 내면의 치유와 회복을 경험한다. 자존감을 높혀 주는 인생취미이다.       

이제 취미의 전환점이 왔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독서량은 빈약하고 편독이 심했었다. 앞으로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천천히 정독해야 하는 책들을 읽으려고 한다.
자유론, 코스모스, 토지1,2부.
사랑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내 삶에 자유는 누구에게나 아주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자유론>은 자유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을까? 듣기 버전도 준비완료이다. 국민학교 때 오빠가 홀랑 빠졌던 <코스모스>를 오랜 동안 여러 번 읽는 걸 보며 감탄만 했었는데 큰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방에 꽂아 둔 그것을 이제 내 방에 데려와야겠다. <토지1,2부>는 언젠가 읽으면 좋겠지만 분량으로 보아 내 박약한 의지와 분주함으론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아 옷깃을 여미며 바라보는 명망높은 고귀한 책이었다. 읽게 된다면 나에게 전무후무한 깊은 영향을 끼치는 문학작품이 될 것이다. 나의 독서 취향으로 보아 믿어지고도 남는다.  

계획을 잘 지키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독서계획에 가슴이 설렌다. 여행계획 같다. 실제로 여행을 별로 못해 봐서 여행계획도 세워본 적이 없지만 사람들이 여행계획을 세우면 이런 상쾌한 긴장감 때문에 들뜨는구나 싶어진다.

내 인생의 글쓰기에 기초를 세우고 근력을 만드는 과정은 나와 가족, 이웃과 세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여행이 될 것 같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자 하는 더 넓은 세상을 가려고 한다. 기대로 가득한 내게 인내와 지혜의 힘을 더해 주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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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초세우기

2019. 6. 29. 21:33 | Posted by 허니즈맘
8. 기초세우기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을 2회 마쳤다. 기대이상으로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강사님이 밝고 겸손하셔서 마음이 훈훈하다. 쉬운 말로 잘 가르쳐주시고 끊이없이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이 수업에 오게 된 이유는 나의 글쓰기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강사님의 첫강의 도입에 강조하신 '매일 꾸준히 글쓰기'가 바로 글쓰기의 새로운 즐거움이겠구나 기대할 수 있었다.

 오늘로 매일 글쓰기의 8일째를 맞이했다. 한 주간 게으른 습성에도 불구하고 성실하려고 노력한 거 진심으로 칭찬한다. 한편으론,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긴장감의 불편함도 인정해야겠다. 숨통을 가볍게 하기 위해 길게 들숨날숨을 쉰다. 어떻게 하면 내 호흡으로 단톡방의 매일 글쓰기를 잘 따라갈까 고민이 된다.

 보통 나의 글쓰기는 매일 틈틈이 일상중에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첫째, 페이스북에 아티클을 공유하며 소감을 쓰거나 생활단상을 게시할 때  둘째, sns에서 개인적인 댓글로 짧은 소식을 주고 받거나 긴한 상담을 할 때 유용하다. 일필휘지로 화자의 어투로 써내리는 솔직하고 가벼운 에세이나 신랄하게 사견을 곁들인 소감들은 대부분 몇 번의 수정작업을 한다. 어차피 고칠 글이라는 전제로 앞구르기, 옆발차기, 달리다 멈추기 등 정말 자유분방하게 단숨에 쓰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제 마음 편한대로, 생각이 닿는대로 날개를 단듯 글쓰기가 즐거운 시간이다.
 
 단톡방에 글을 올리는 매일글쓰기는 도저히 단숨에 쓰기로 시작할 수가 없다. 여러 번의 수정작업까지 마친 후 올린 글을 읽으면 긴장감이 뚝뚝 떨어지고 전혀 생기가 없다. 재미가 없다. 내 글을 읽고 내가 지루한 것은 참 맥빠지는 일이다. 강사님이 그렇게 쓰라고 하신게 아닌데 난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수십 번 지우며 애쓴걸까?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글을 쓰는 내 마음과 생각이 중요한게 아니라 외형적인 글다듬기에만 신경을 곤두 세웠다.

 성격이 예민하고 까다로운 면이 있는데 무언가 만들어낼 때 그 기질이 드러난다. 본인도 괴롭고 당연히 곁에 있는 사람도 피곤하게 된다. 그나마  사람을 대하거나 대화로 일 할 때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며 예의바르되 친절하고 자유로운 편이다.
 단톡방에 올리는 글은 나름 완제품 만들기라서 글의 모양새를 다듬어 올린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기지를 발휘한 결과는 조각에 사포질을 사정없이 문댄 것 같이 나만의 결을 볼 수가 없다. sns 관계성 안에서 가감없이 드러내던 생각과 느낌이 없다. 비문을 죄다 고쳐서 그런가?

 나는 비문에 익숙하고 좋아하게 된 것같다. 멀쩡히 쓰던 짜장면 표기를 자장면이 바른 표기라고 강제했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국민 다수가 두루 원하니까 둘다 쓰는 것이 옳도다 했던 전례가 있다. 시대의 문화로서 비문도 문법을 벗어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억지같지만 가능할 거 같은 미래를 상상해 본다.

 매일글쓰기는 분명 내 인생에 큰 사건이 될 것이다. 매일매일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을 신청하며 실은 글쓰기의 기초를 새롭게 세우려는 다짐도 있었다.  강사님의 수업은 재미있지만 역시 기본에 입각해서 내 글쓰기습관을 뒤집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퇴고하는 과정은 견딜만 한데 다쓴 글을 읽고 심드렁해지는 것이 반복되니까 비문에 대한 애착을 토로하게 된다. 나 돌아갈래, 구관이 명관 외치며 익숙한 것에 집착하려고 한다.
 
 다 핑계다. 기초훈련은 원래 힘들고 지겨워도 참아야만 고생끝에 낙이 오듯 기초가 다져진다는 진리를 새기는 시간이다. 강사님이 기초를 다지는 것은 마라톤이라고 하셨다. 내 본색 드러내며 걷다 뛰다 두리번거리면서 내가 참여한 마라톤을 완주하고 싶다.
 모범생 모드는 지속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든다. 어차피 그렇게 살지 않기로 한지 오래 되었다. 크게 민폐를 끼치는 무례가 아닌 이상 내가 이것을 왜 하는가 목표와 나 자신만을 생각해야겠다. 이러한 프레임이 바깥생활에서는 낯선 것이지만 실제로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강사님이 언급하신 사적인 연결고리에 매이지 않고도 유지하신 목적있는 소모임들이 내겐 생소한 것 같다. 뒤늦게 휘트니스나 수영반을 지속하지 못한 이유가 그거였나 싶기도 하다. 그곳에서 휘몰아치는 친목분위기가 부담스럽고 운동에 집중하기 어려워서 두 달을 못 넘겼었다.

 기초를 세우기 위한 기초훈련은 민낯으로 결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야 새로운 설계가 가능하다. 첫 수업시간에 가르쳐주신 "초고 쓸 때 주의점"-잘 쓰려고 하지 않는다, (다듬으면서)서론 본론 결론 틀에 맞추지 않는다, (다른 사람 시선 걱정하며)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은 완전히 나를 위한 메뉴얼이었다. 초고가 막히니까 글쓰기가 즐겁지 않고 수업참여의 동력이 끝을 보이려고 했다.  "초고레시피"를 손에 쥐고 주문을 외우듯 글쓰기 동력 충전을 해야겠다.

 에효...글쓰기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매일글쓰기에-단톡방에- 새힘을 얻었다.
 기초세우기라는 제목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듯 글을 시작했다. 이 글을 쓰면서 역시 초고레시피를 무시하고 써내리다 보니 묵직한 부담에 이 기초훈련에서 뛰쳐나갈까 위기도 느꼈다. 그동안 단톡방에 쓴 글중 두 번째로 짧은 글을 쓸줄 알았는데 제일 긴 글이 되었다.
 
 글쓰기가 마라톤이고 마라톤은 내 기질에 안 맞는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 하려면 마라톤의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글쓰기의 근력을 만들어줄 매일글쓰기는 운동과 같다. 운동은 내 인생에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었다. 매일 조금씩 지속한 자전거 출퇴근이 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으니 막막하지는 않다. 출퇴근이라는 단순한 전제처럼 초고를 그냥 막 쓰자. 막 쓰면서 올라온 즐거운 흥으로 찬찬히 퇴고를 하면 된다. 매일 쓴다는 것은 초고를 매일 쓴다는 것이다.
난 초고 쓰기 재미있어 한다. 그걸 기억하자!
 
 나의 글쓰기 기초세우기 첫번째, 초고는 출퇴근 저전거타기 개념이다. 일상중 복잡한 의무와 꾸밈 없이 일단 하기로 한 것이고 업무시간과는 별개로 여기면 된다. 업무시간 괴로울 걸 예상하며 출근 안하면 어쩌랴. 필요해서 창문 열고 닫는 것처럼 초고쓰기를 여상하게 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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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매일매일 할 수 있다면

2019. 6. 29. 21:12 | Posted by 허니즈맘
7. 매일매일 할 수 있다면

 내 몸에 근육이 좀 생겼다. 자전거를 타면서 허벅지와 종아리에 운동이 되었다.  남편에게 내 다리 근육이 더 단단해진 거 보이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며 웃는다. 귀갓길에 자전거로 비탈길을 한번에 올라왔다고 하니까 분명 근육이 한 일이라고 두둔해 준다. 다리 근육이 확실히 제몫을 하고 있다. 아주 뿌듯하다.

 자전거 메니아인 남편처럼 굵고 두툼한 다리는 바라지 않는다. 솔직히 젓가락 다리를 선호한다. 건초염으로 절뚝거리던 시절을 생각하면 얼마나 큰 발전인지 늘 신기할 뿐이다. 아직도 체력은 약해서 종이인간이냐고 놀림받을 때도 있지만 만족한다. 지난 수년간 매일 잠시 출퇴근길에 자전거 타는 것만으로 이만큼 다리 근육이 단련이 되었다는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다.

 매일 자전거 타기로 다진 다리 근육 덕에 무릎이 더이상 아프지 않다. 다리 근육의 발달은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묵직한 저항을 이기며 힘을 과시한다. 가끔 자전거로 먼거리를 달릴 때는  웃을 일을 만들어 낸다. 두 발과 두 바퀴로 충분하다며 즐거움을 누린다.

 자전거 타기를 하면서 몸을 쓰면 근력이 생기고 일상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꾸준히 무언가 하는 걸 어려워하는 나도 가능성이 있다고 답을 주었다. 날마다 즐기면서 그것을 하면 무엇이든 익힐 수 있다는 경험이었다.

 내 인생에 매일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꾸준히 즐기면서 한다면 머잖아 글쓰기에 근육이 조금씩 생길 것이다. 겉보기에 밋밋한 작은 근육이라도 힘이 생기면 더 큰 작업을 시도할 희망의 근거가 될 거라고 기대 된다.

 지난 40대에 나를 위해 제일 잘한 것중에 하나가 건강한 다리 근육을 만든 자전거 타기이다. 세월이 지난 후, 50대에 나의 발전을 위해 제일 잘한 일이 무엇이었나 회고할 때 '매일 글쓰기'였다고 자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글쓰기 근력은 매일 글쓰기에서 단련되어 진실한 의미가 있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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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의리에 대하여

2019. 6. 29. 20:54 | Posted by 허니즈맘
6. 의리에 대하여

 난 의리가 별로 없다.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이고 상황에 젖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의리라는 알맹이가 없을 때가 많다. 본성이 걱정(생각) 많고 게을러서 그런걸까?
 
감사하게도 내 가까운 사람들은 의리파가 적지 않다. 나의 부족함을 기꺼이 도와준다. 생색을 내지 않고 심지어 나의 강점을 인정해 준다.
 가끔 물리적으로 지지가 필요한 상황을 맞으면 나는 상당히 비관적으로 그것의 위험지수를 밝혀 내고 안전지향을 부여잡는다. 심리적으로 의존해 오는 경우에는 공감과 격려를 하지만 객관성을 갖고 지나친 감정소모에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성과없는 손실이나 무한의 일방적 인내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한끗 차이로 내가 손해나 수고를 감내할 용기를 낼 때는 명분이 결정적이다. 
 
 그냥 네 편이야.
 하마터면 너를 서운하게 할 뻔했네.

 그렇게
 미안한 얼굴로 손잡아 주는 의리가 참 중요한데...
 기꺼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 의리인데...

 나는 여전히 비에 젖는 사랑에는 주저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 비는 생명을 살리는 것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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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울한 남편에겐 마스크팩을

2019. 6. 29. 20:53 | Posted by 허니즈맘
5. 우울한 남편에겐 마스크팩을

요즘 남편이 우울하다.
지난 금요일 남편 본가에 다녀온 후 힘들어 한다. 남편은 별일이 없는 한 주1회 부모님을 찾아 뵙는다. 연로하신 두 분의 건강에 도움이 되라고 수지침을 놓아 드린다. 둘이 함께 사셔도 해소가 되지 않는 말의 총량 방출을 위해 아들이 듣는 귀 역할을 하는 시간이다. 귀가했을 때는 여느 때와 같이 무척 피로한 모습이었다. 간식을 먹는데 남편의 한탄 섞인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뜻밖의 사건으로 형제 간에 오해가 생겨서 동생과 전화통화로 불쾌한 언쟁이 있었다고 한다.
 
 말수가 많지 않은 남편이 오래 묵히지 않고 당일 날 사건전말을 털어놓았다. 안타깝게도 그날 이후 조금씩 덧붙이는 설명과 정황이 생각보다 나빴다. 남편의 마음은 깊이 상처를 받았다. 몸도 스트레스로 여기저기 통증을 호소했다. 지나치듯 흘리는 말이 냉소적이고 부정적이었다.

 인간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난감한 충돌은 자동차 교통사고와 같다. 후유증이 있고 예의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또한 지나가리' 하며 '시간총량의 법칙'에 맡겨야 한다. 회복의 시간 동안 유연하게 반응하다 보면 사리분별이 된다. 힘을 빼면 엉킨 곳의 매듭유무가 보인다. 웬만하면 엉클어진 부분을 살살 달래고 차분히 풀면 새것처럼 된다. 물론 모르는 새 힘주어 묶인 곳은 자국이 남는다. 어떤 매듭은 풀지 못한 채 잘라내어야 한다.

  어젯밤 오랜 만에 남편에게 마스크 팩을 붙여 주었다. 분위기는 상남자인데 이런 곰살맞은 걸 좋아한다. 뚱한 얼굴로 세수하고 누운 남편이 귀여웠다. 어쩌다 한번 하면 기분전환이 되는 것 같다. 남편 얼굴 위에 마스크 팩의 위치를 잡다가 웃음이 빵 터졌다. 남편의 얼굴 크기와 눈코입을 간만에 들여다 보니 그냥 웃겼다. 별말도 표정도 없었는데 파안대소가 멈추질 않아 내 얼굴 팩은 엉망이 되었다. 그럭저럭 20분이 지나고 마른 팩을 떼어내며 남편에게 안부를 묻는다. 당신 얼굴 훤해졌네~잘 생겼다...

 남편은 아직 두통과 잇몸 틍증이 낫지 않고 마음도 불편한 듯 하다. 분주히 살던 남편이 자기 감정과 생각을 돌아보고 챙기는 시간이 온 것 같다. 자괴감으로 의기소침하지 말고 억울함으로 분노에 흔들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가족간의 오해로 요동치는 감정의 폭풍이 가라앉길 바란다. 서로 주고받은 상처가 아프겠구나 불쌍히 여길 수 있을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 찬찬히 어디에서 엉클어졌는지 살피는게 중요하다.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관계로 새로움을 입길 바란다.

 언젠가 온 가족이 모여 마스크 팩을 서로 붙여주는 쑥스러운 시간을 가져 봐야겠다. 서로 다른 눈코입 들여다 보면 새삼스런 발견으로 또는 어색함을 숨기며 웃게 될 거 같다. 그런 웃음을 나누기에 너무 늦지 않았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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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을 보면 잠시만 멈추세요.

#간만에동녘달 #달이쳇바퀴를멈추고

소나기가 씻어준 맑은 저녁하늘에 설레어
무심코 둘러본 동녘에 밝은 달이 떠 있었다.
동녘에 오른 달치고는 좀 작지만
선명하고 눈부신 노란빛은 슈퍼문처럼 도도했다.
옥상에서 사진으로 담아낸 노란 달이
계단을 내려와 어둔 골목을 돌아가니
컴컴한 작은 골목 지붕 위에서
어둠을 등진채 넓게 펼친 구름을 휘감고
우리 동네를 내려다 본다.

아빠랑 손잡고 가던 걸음 멈춘
열살 딸램이 아빠에게 달좀 보라며
아빠를 웃게 해 준다.
뒤따라 오던 여덟살 아들램 손 잡은 엄마는
작은 아들에게 누나가 바라보는 달을 가리켜 준다.

저 달이
무심히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음에 가득한 것을 말하게 한다.
텅빈 마음에는 사람이 줄 수 없는
영감을 채워 줄 것이다.

내 마음은 무엇으로 가득할까?
나는 그럭저럭 괜찮다.
텅빈 마음 때문에
저달을 못 보고 그저 발끝만 내려다 볼 그 사람이 마음에 걸린다.
지친 마음으로 외로운 사람이 떠오른다.
눈을 들어 저 달을 보고
하나님을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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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후 한때 소나기

2019. 6. 29. 20:05 | Posted by 허니즈맘
3. 오후 한때 소나기

"아까부터 기다렸다 어서와~"
후두둑 무겁게 떨어지던 빗줄기는
주룩주룩 굵직한 빗발로 시원스레 쏟아졌다.
 
30분 전,
맑은 하늘색 위에
부드러운 흰구름이 둥실 떠있는데
화사한 햇살 아래 뜬금없이 천둥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고양이가 그릉그릉 하듯 낮은 소리로
먼하늘 북쪽에서 검은 구름이 말을 걸어왔다.
곧 보자고 ㅎ

삽시간에 소나기는 그쳤다. 금세 맑아진 하늘아래  그야말로 영화처럼 서광이 비춰온다.
이런 날씨엔 옥상가서 사진찍고 싶은데 ㅎㅎ
카페 안의 손님들을 돌아보며 즐겁게 참을 인 자를 삼킨다.

꽤나 거친 비바람에도 카페앞 골목길은 단정하다.
운동후 열오른 얼굴을 운동장 수돗가에서 급히 세수를 한듯 청량감이 넘친다. 젖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손가락으로 빗은 것같이 흐트러진 듯 하지만 깔끔하다.

비가 그치자 오가는 골목길 사람들 제각기 희비가 교차되는 사연에 웃음이 난다.
*아효~ 이리 금세 그칠줄 알았으면 그 비 맞지말고 잠시 피했다 올걸ㅋ
*오메~ 지하철 탈 때
그렇게 와서 걱정했는데 동네에 내리니까 딱 멈췄네요 ㅎㅎ

갑자기 지나가는 여름 소나기에
비를 맞아도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
바로 집앞에서 주차하고 뛰달리다 미끄덩 할 뻔하는 사람~
나는 시원한 돌풍바람에 웃고 비먼지냄새 맡으며 유유자적 소낙비 동영상 찍어주는 신선놀음하는 사람~

반가운 빗소리에 영혼이 꿈틀,
소나기를 만나 감수성이 피어나는
행복한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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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인생의 책

2019. 6. 29. 20:00 | Posted by 허니즈맘
2. 내 인생의 책

'나의 첫번째 글쓰기'시간에 내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읽었다. 수많은 책중에 어떤 제목이 떠오를까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시 기다려 보았다. 갑자기 책제목이나 지은이가 생각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내 퐁풍 물밑에서 솟아오르듯 기억이 났다. 나도 모르게 웃음까지 절로 났다.

*10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
파레아나의 편지 (엘레나 H.포오터)

*20대에 인상적이었던 책
길은 여기에 (미우라 아야꼬)
내가 선 이곳은 (한희철)
예수와 만난 사람들 (이현주)

 소녀 파레아나는 우울함이 깊었던 중학생인 나에게 '감사'라는 긍정적 삶의 비결을 깨우쳐 주었다. 젊은 미우라 아야꼬는 남녀의 고귀한 사랑과 품위있고 인격적인 소통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며 연애에 대한 설렘을 기대하게 했다. 한희철전도사님의 시골 개척교회의 일상이야기에서는  신앙인으로서 사람을 대하는 겸허함, 마을공동체 안에서의 소박한 행복과 진실한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그려볼 수 있었다. 이현주목사님의 영감 넘치는 성경이야기는 하나님의 마음과 눈길이 이 세상에 어떻게 머물고 피어나는지 알게 해 ㄴ주었다. 신약시대 뿐 아니라 오늘날 나와 이웃들의 사건으로 절절하게 다가왔다. 역사 속의 사건은 상상력과 해석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끈기없는 습성대로 독서습관은 변변찮다. 그래도 20대 이후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친 책들이 몇권 더 있다.  이 네 권의 책이 그 중에서 빛나는 이유는 특별한 정황 속에서 인격적인 사귐있는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내가 모르는 세상을 친밀하게 여기며 다양한 인생들에 대해 애틋함과 희망을 갖게 도와 주었다. 나를 객관화 시키고 이해하며 성장하도록 힘이 되었다. 살아갈 세상에서 기준과 방향을 말해 주는 친절한 선배같았다.

 인생에 귀한 사람과의 만남처럼 고마웠던 책들이다. 골똘히 아득한 추억을 더듬듯 기억 속에서 꺼내본 네 권의 책은 여전히 내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 오랫만에 차한잔 앞에 두고 마주하고 싶다. 
 고맙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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