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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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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3-1 --- 부모 내공 키우기

2012. 7. 31. 17:51 | Posted by 허니즈맘

우리 삼형제는 각양 개성이 넘치는 민감한 아이들이죠.

정말 대안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둘째는 관계중심적인 아이기 때문에 공교육에서 상처를 잘 받는 아이고

셋째는 아마도 좌충우돌 하다 보니 사회성이 최고로 발달한 편인데

모두 감성적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틀에서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했지요.


둘째가 22개월 때 첨으로 떼어 놓고 남편과 홈스쿨링 세미나를 갔어요.

그 땐 모든 게 낙관적이어서 ‘오우~ 애가 셋은 되어야겠는데...’

여유 부리고 그때까진 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사에 따라 스폰지효과 최고였지요.


그 때 즈음 셋째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몸의 힘겨움과 저의 물리적 여건에 박약한 본연의 모습이 원색적으로 드러나면서

저의 자녀교육 성공에 대한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 거 같아요.


홈스쿨링은 저의 성품이나 실력 그리고 환경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결론을 보고

그 후로는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지나보니 홈스쿨링 하시는 어머님들 정말 존경합니다.

성향의 차이로 적성에 좀 더 맞는 경우도 있겠지만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에 늘 노출되어 있을 테니

그 수고와 인내가 보통이 아닐 것은 분명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면 학습효과를 도와주면 성취감을 통해서 긍정적 성장을 맛보리라      

맹신하면서 아이의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요구를 버거워 하며

내가 판단한 최선의 계획에 대해 강요한 거 참 미안합니다.

저의 방법적 선택이 틀리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아이를 따뜻한 가슴으로 이해하고 너그럽게 기다려주기 보다

몸이 힘드니까 실은 내가 편하려고 시간을 다투며 효율을 강조했던 거 잘못했습니다.

내 아이의 상황과 의지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 사랑의 수고가  마땅한데

당연한 것을 하지 못해 지금 고생이 많습니다.    


첫째 아이가 워낙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이해력이 뛰어난 편이라

제가 적정한 개입으로 좀만 관리해 주면

그야말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습관을 익히고

줏대 있는 아이로 성장할 거라 기대했었습니다.


더구나 아이가 3학년까지는 담샘의 지지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모습이 대차고 은근히 기대를 싣기도 했고

첫 아이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옆에서 추임만 넣어 준다고 했는데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없으니까 도전에 대해 흥미를 잃더군요.


과정의 가치에 대해 강조해 왔고 때때로 첫째가 그것을 동생들에게 전수하지만

성과중심의 주류에 아이가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스트레스는 제 생각보다 컸을지도 모른다 싶어요.


어쨌든 전 큰애를 아이답게 대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남편에게 여러 번 지적 받았지요

저희 남편이 저에게 싫은 소리 안 하고 웬만하면 다 받아주는 군자인데 ㅜㅜ ;;

오죽했으면 참다가 말했을까 저도 참 속상했지요.   

 

공부는 남들처럼 학원 뺑뺑이 할 생각은 전혀 없고 재정적 여건도 안 되고

동생들이 유치원에 있는 동안 정해진 시간을 활용하면 될 거라 확신했었지요.

제가 아는 집들 엄마표 가정학습에 비하면 우리 집 분량은 정말 먹고 노는 건데 ^^;;

아이가 뭔가 원하는 보상이 걸리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안 되고(그건 해롭다는 결론;;)

한번 어긋나면 아주 당돌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숙제며 주변정리며 예의바른 소통 배려 -- 형제가 많으니 티가 많이 나죠-- 에 적신호가

...당연 잔소리 줄지어 하고 감정 충돌하고 악순환이 뭔지 보여주는 꼴이지요.


요즘은 1강 들은 후, 제가 화가 나는 상황에 -잔소리 폭발직전-

아예 자리를 피하고 나름 타임아웃을 해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건 개선되고 있어요.


한 동안은 학교숙제를 스스로 하라고 하고

(예전엔 꼭 개입했죠 “으아~~ 지울 건 좀 지우고 해라”

책가방 제대로 안 싸도 안 도와주고(책가방 쌌다는 거짓말 넘어가 버리고) 

방과후 컴 아이티큐 일주일에 2번, 농구하러 2번 하는 것 말고는

책보고 동네 동생들이랑 야구하고 그냥저냥 산책하고 ...

근데 잘 놀았다는 만족감은 없는 것 같아요

아이가 욕구불만을 인터넷게임으로 푸니까

중독 직전의 어려움도 겪었고

아이가 절제의 가치를 인정하니 노력은 하는데 (1주에 두 번 1시간씩)

어느 순간 무너져서 몰래 pc방도 가고 

여러 번의 사건으로 아이를 신뢰하지 못하는 제가 참 치사하고 싫었지요.

근데 제 가슴을 쳐야 하는데

아이에게 냉랭하게 대하는(딴에는 감정조절하느라) 모습으로 연명하던 중이었지요


첫째 아이는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면 그야말로 필 꽂히면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아니면 여유롭게 “날 그냥 두세요”하며 자기가 매우 시달린다고 감정표현 확~해대니

사실 딱 제가 그랬지요. ㅜㅜ

그래도 우리 엄만 큰 테두리 안에서 그저 믿고 기다리시는 분이었고 전 참 편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애엄마가 되어 그 편했던 시절의 부작용에 힘들다 보니

(자기중심적인, 나약한, 의존적, 자유롭다 보니 무책임한, 편협한, 게으른 )

저처럼 되지 말라고 애를 닦달한 게 적지 않은가 가 봅니다. 

우리 첫째에게 필요한 것

좋은 습관 가지라고 들들 볶는 게 아니고

못 다한 어리광을 받아 주는 것인데 아직 어렵습니다.


저는 옆집 아줌마의 수다에 흔들리진 않고 살아 온 거 같습니다.

제겐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선배가 있고

부족한 제게 겸손히 경청해 주는 동생들이 있기에

나름 교육에 있어서 안정적인 행보로 여기 왔네요.

자만하거나 스스로 모르는 척 대충 해 온 거,

겁나서 외면해 온 곪은 상처를 들여다보는 중요한 시기가 되길 바라며

자녀교육에 있어 긍정적인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어요.


당당하고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자신은 점점 없어지고 있어서

사실 맥 빠지기도 하지만

제가 오해나 편견으로 잔뜩 힘을 주고 있던 거라면 그 힘은 그냥 빠져도 된다고

계속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네요.


예전부터 생각만 하던 내공의 요소를 바꾸고 실천해야 한다는 급박감에 긴장이 됩니다.

첫째, 공감대를 갖기 위해 우리 가족만의 전통이 필요하다.(명절, 생일, 기념일, 축하등)

둘째, 소통을 위해 가족회의가 필요하다(존중과 배려를 통한 발전)

셋째, 공동체적 대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


제가 나이가 들수록 교육의 달인이 되기보다

실수와 무기력의 쳇바퀴에서 허덕거리는 것이 매우 부끄럽지만

어느덧 승승장구 하는 것보다 인간의 본질상 이것이 당연한 절벽직면이니 

더 진실에 가깝게 살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습니다.


더욱 겸손하게 건강관리하며(^^;; 양질의 관계의 초석)

더욱 부지런 떨며 열심히 사랑하고

기다리는 수고를 잘 감내하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박하차 한잔4 - 책읽기 놀이

2012. 7. 31. 17:47 | Posted by 허니즈맘

                                                           


책은 내게 좋은 친구가 되겠답니다.

우리집 삼형제 삼헌이의 독서습관을 보니 역시 개성대로 가지가지이고 나름 책이랑 잘 사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엄마로서 지켜본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삼헌이의 취향

 

첫째아들 :

"귀헌아요즘 넌 어떤 쟝르의 책이 재밌니?" "랜덤"

"뭐라고?(정말 뜻을 몰라 물어봄)" -아들은 자기보다 엄마가 영어를 잘 할거라고 확신함^^;

"요즘 보아서는 그냥 닥치는 대로 읽는 거 같던데..." "그니까 무작위라고요.." -.-;;

 

큰아이는 어릴 때부터(한글을 언제 떼었는지 잘 모릅니다^^:) 책을 즐기는 수준이 상당해서 때때로 기특하고 든든히 여겼습니다워낙 책읽는 속도가 느리고 편독을 하는 엄마보다 책읽는 습관이 더 나은 듯 했습니다.

초등 2학년까지는 과학분야에 넘 꽂혀서 흥미를 느끼는 과학분야에 연관된 소재로 다양한 영역의 책을 일부러 찾아 들이밀고 다행히 아들은 별 거부감 없이 척척척 읽어댔습니다읽는 속도가 넘 빨라서 제대로 읽는 건지 의심스러웠는데 지켜 보니 빨리 읽은 후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스타일이라 웬만하면 새로운 지식을 소화하고 설명까지 하길래 더 이상 걱정은 안했습니다.

다만다양한 책을 읽는 것에 비해 정서적 반응이 무덤덤한 것이 머리가 지끈할 지경이라 끝내는 제가 독서지도 샘으로 나서서 큰애 친구들과 소모임을 만들어 이끌게 되었습니다지난 해부터는 제 자식 가르치기가 넘 어렵다는 걸 통감하며 삼형제의 독서지도는 매우 소극모드로(사실은 방치)전환한 상태입니다. ^^;

 

둘째아들:

속독에 있어 두번째라면 서러울 겁니다ㅎㅎ정말 페이지를 와락 빨리 넘기는데 읽는다기 보다 훑어내리는 것 같습니다눈에 띄는 몇몇 낱말들로 연상되는 내용을 그림과 그림 사이에 이어 붙이며 상상을 하고 다 읽었다면서 책을 덮습니다ㅜㅜ

때때로 얼추 내용이 맞아 떨어지기도 하고 엉뚱한 다른 재미난 이야기를 만든 것이 들통나기도(?)하고 문학류일 경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인문서적 쪽 내용은 당연히 이해를 못하고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아주 내용이 흥미로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충 읽은 척 하기 일쑤고 과학과 상식 쪽은 그런대로 형처럼 반복해서 읽는데 접하는 내용이 아주 좁아서 호기심이 깊어지거나 아는 범위가 넓어지지 않아 교과 내용도 생경해 하기도 합니다아시다시피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되면 과학과 사회는 기본 독서량이 받쳐 줘야 이해하고 익힐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저학년 때보다 학습이 어렵습니다.

그리고절대적으로 확연히 좋아하는 책은 "만화책"...

만화책을 무조건 폄하하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다만살상무기로 싸우는 게임 캐릭터나 귀신들선정적인 캐릭터들의 학습을 빙자한 활개가 영 맘에 안들고 속이 뻔한 출판사의 상술도 기분 나빠서 애들이 그것에 길들여질까 불사르고 싶은 책도 있습니다^^;;

작품성 있고 내용이 탄탄한 만화도 있고 제법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만화책들이 고마울 때도 있습니다하지만동전의 양면... "알기 쉽고 간결"한 것은 책이 줄 수 있는 큰 유익과 매우 대립되는 개념이다 보니 좀 안타깝습니다그래도선별된 만화책을 인정하고 그것을 통해 재미를 보는 아들의 즐거움은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아들:

역시 책을 후딱 잘 읽습니다형아들 중간 모드로 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 ^^; 아직 편독이 심한 때인데어릴 때부터 동물에 대한 책을 아주 좋아하고 거의 외울 정도로 여러 번 읽습니다실제로 자신이 흥미를 갖는 것에서 책을 선택하고 앎이 깊어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그리고이야기의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아주 잘 되어서 다양한 문학류를 읽히면 좋겠는데 뛰어 놀 시간이 충분히 확보 된 뒤에 책을 읽기 때문에 일단 책 읽기보다 바깥에서 노는 걸 우선시하고 읽고 싶은 만큼만 읽도록 둡니다그래도형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놀다가도 또는 자기 직전까지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책을 읽기 때문에 거기에 묻어가는 분위기도 있어서 따로 읽으라는 말은 안 합니다.

 

삼헌이의 독서 공통점:                             차이점:

1. 따로 시간 없이 수시로 책읽기        1. 귀헌 다양하게 읽는다이해수준이 높다.

2. 빠른 속도로 여러 번 읽기            2. 승헌 상상력과 관찰자로서 공감능력이 높다.

3. 독서장 쓰기 싫어함.                  3. 정헌 주인공과 동일시 감정이입이 깊다.

 

 

 

*요즘 학교에서의 독서지도

 

독서가 경쟁입니다저학년들은 학교생활 초입이기 때문에 더욱 가열차게 독서의 목적이 왜곡되는 지경입니다독서를 목적으로 삼는 이 시대의 독서환경은 분명 문제입니다책읽기는 가장 내밀한 행위이고절대 수치로 표현될 수 없습니다.

어떤 학교는 독서통장발급해서 점수화하고제때 반납 안 하면 5점씩 깎고 만화책은 안되고 집에서 읽은 책 안되고..권장/필독 도서가 강화되어서 그것을 억지로 읽어야 하는 괴로움도 따르고... 어떤 학교는 독서장에 기록을 남겨야만 독서량으로 인정해 주고 같은 책을 다양하게 여러 편으로 독서장에 쓰면 1권으로만 인정해서 결과적으로 어떤 아이는 한 분기에 보이기 위한 몇 백편의 독서장을 쓰고 어떤 아이는 고작 몇 십권 쓰고...분기별로 몇 십편 이상이면 성과급으로 상장을 주고...

2학년 까지는 아이들이 학습이나 여러 가지 발달에 차이가 심하고 학교 적응만으로 버거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무엇보다 평생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첫 경험들이 많은 시기인데 현재 초등학교의 독서지도는 집단 지도라는 한계도 있지만 강제성의 부정적인 영향이 만만치 않아서 세 아이를 겪으며 아쉬움이 많습니다끝내는 학교과제에 있어서 엄마의 재량이 요구되고 엄마의 교육철학과 내 아이에 대한 이해가 바로 서서 아이가 공적인 입장을 이해하되 자신도 존중받도록 지켜 주는 엄마의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고 즐겁게 읽은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고괜히 친구들이랑 독서를 경쟁하지 말라고부정적인 측면에 같이 쓸려가지 않도록 알려 줘야 합니다.

 

 

*독서의 힘나는 의미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에 아주 열심이신 한 아버지는 사람이 평생동안 함께 할 친구가 ''과 '악기'라고 생각해서 두 가지를 경험하도록 애쓰신다고 합니다그리고 무엇인가 궁금할 때문제가 발생했을 때, ''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독서를 강조하십니다.

또 한분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자주 찾으시는 독서광 어머니는 학교에서의 독서경쟁이 약간 지나친 점도 있을지 모르나 좋은 습관들이기의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공교육의 방법이 수용가능하다고 하십니다경쟁을 위한 경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아이를 도와주면 된다 하십니다. "독서는 즐거움과 배움간접경험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중요합니다단정하고 단아한 생활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식사수면언어몸가짐 등을 바르게 교육시키는 게 중요한 것처럼 독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생각과 세상보기를 다듬는 훈련이지요."

 

*독서의 다양한 모습 인정

나들목도서관을 개관하면서 노혜영관장님이 우리 팀원들에게 선물하신 책, <소설처럼>에서는 속시원한 파격적인(?) 이야기를 합니다목차만 옮겨볼까요?

무엇을 어떻게 읽든 ......1.책을 읽지 않을 권리 2.건너 뛰며 읽을 권리 3.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책을 다시 읽을 권리 5.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아무데서나 읽을 권리 7.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8.소리내서 읽을 권리 9.읽고 나서 아무말도 하지 않을 권리

 

 

*책읽어주기내가 못하는 것

책 읽어주기 포기한지 오래 되었습니다저의 자녀사랑이 모자람의 한 단면인 듯 하여 책을 못 읽어주는 것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 무거운 자책에서 자유하려고 무덤덤하게 애들이 스스로 읽으니 되었다고 스스로 위로하곤 합니다.

셋째가 하도 원해서 1년에 몇번 정도 읽어 주는데 그렇게 좋아합니다그런데그 좋아하는 것을 힘 달려서 또는 애들 잠들 무렵이면 대부분 뚜껑 열릴 일이 생기는 시간이라 기분좋게 재우는 것도 힘겹습니다.

애들 아빠가 주제가 좀 진부한 옛날 개그나 자기 옛날 경험담을 같이 누워서 들려주면 다들  웃느라 행복만발입니다그것도 지난 해부터는 넘 늦게 귀가하시니 거의 불가한데...웃으면서 평화롭게 준비하는 잠자리의 서막은 책 읽어주기가 딱입니다.

아시다시피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가 원한다면 언제까지라도 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어릴 때는 글자를 못 읽어서 시작되었지만 책 읽어주기는 ...가족간 행복 만들기에 참 좋은 도구이지요부모와 자녀의 소통을 열어주는 길닦기이기도 하고요.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것이 자녀의 몸과 맘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라면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음성(노력)은 자녀의 정서와 정신을 풍성하고 강하게 해주는 특별한 정성이 될 것입니다.  

 

제가 아는 아이들의 상당수는 책을 맘껏 읽고 싶다고 합니다그에 대해 어머님들은 학원 다니느라 숙제하고 나면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쉴 시간이 생기면 꼼짝 않고 책만 보는 것도 안타까워 다른 활동도 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애들을 밖으로 보내기도 하는데,  숙제를 집중해서 하면 시간이 날 텐데 애가 느려서 숙제만 탓한다고 안타까워 하십니다.

 

저도 애가 아주 엽기적 자세로 어두운 곳에서 책 볼 때랑 숙제조차 안 하고 책에 빠져 있는 걸 보면 애를 다그칩니다.

 

그러먼서도, 어른들은 책 읽는 걸 왜 그리 권하고애들은 왜 책읽기에 빠지고또는 왜 부담스러워 할까요? 독서의 의미 그 유희에 대해서 우리가 바르게 인식해야 독서는 우리 생활 속에 친밀한 놀이가 되고 유익한 열매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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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는 것과 묵상에 대해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성찰과 말씀하시는 하나님과 깊어지는 관계의 성숙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부요함...

그리고변화되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비밀한 사랑의 역사를 책으로 적게 하시고 우리가 읽게 하신 그 인자하심과 선하심이 참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우리의 독서능력과 독서의 유익을 생각합니다.

세상은 그것조차 상품화하고 경쟁과 성공주의에 엮어 매고 우리 인간 고유의 유희를 빼앗으려고 합니다독서를 통해 우리가 영적통찰력을 개발하고 성경적인 가치를 삶으로 드러내는데 독서는 탁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독서를 즐길줄 알기를 바라는 부모로서 독서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성경적 가치 개념을 바로하고 안내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그 노력 중에 수많은 시행착오로 괴로움도 심하지만 영적인 유산을 제대로 물려 주기 위한 연단으로 내 삶을 인정하면 소망이 보입니다.

 

독서를 좋아하시나요?

어릴 때 독서의 추억은 어떤 그림인가요?

책과 사귀기를 시작하는 이가 곁에 있다면 각사람에게 주어진 고유한 누림에 대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책은 우리 평생에 참 좋은 친구중 하나가 될 테니까요^^            

   

 

 


 


박하차 한잔3 -강건한 사람 되기

2012. 7. 31. 17:41 | Posted by 허니즈맘

투표하셨지요? 이 질문은 넘 늦은 인사가 되겠군요^^

지난 6월 선거를 맞이하며 저는 평생 처음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유권자로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기다리는 공보물이 넘 늦으니까 길가에 벽보 붙이자마자 우산 들고 서서 얼굴과 이름  익히기부터 했고 기도를 했습니다.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분별력을 갖고 책임있는 투표와 지지에 열심을 갖고 하나님 앞에 겸허함을 갖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길...
후보자 토론회도 열심히 들으며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블러깅하고 또 퍼 나르기도 하고 심지어는 후보를 잘 모른다 하면 입 아프게 설명도 해 주고 ^^; 선거 전날에는 꼭 투표하자고 지인들에게 문자도 마구 돌렸습니다.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일방적인 강요도 권유도 안 했습니다. 물론, 잘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에게는 사적인 의견이 담긴 후보 소개를 하기도 했고요...^^;

제가 이렇게 나랏일에 초관심을 드러내는 국민이 될지 저는 예전엔 몰랐습니다. 나라를 위해,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작은 후원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있었지만 이렇게 열심을 갖게 된 이유는 지난 선거의 충격도 있었고(저조한 투표율) 무엇보다 학교교육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저의 유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무에 민감해진 것입니다.   

저는 부모가 되기 전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교육과 자녀양육에는 실제적 차이가 많아서 가치관이나 자존감에 적잖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공교육이 무엇인지 알기 전부터 대안교육이나 홈스쿨링에 더 매력을 느꼈지만 세 영역을 깊이 알기도 전에 물리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에 순응했고 공교육을 택하는 학부모가 되는 보편적인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5월호 도시락 <박하차 한잔>에 ‘학부모로 살아남기’라는 소제목으로 글을 쓰고 연이어 ‘부모교육 특강’을 소제목으로 두 개의 강의(등대지기학교와 기독학부모교육)를 소개하고 부모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학부모라면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대안교육이든 그냥 앉아서 고객처럼 요구를 하고 당연히 누릴 것들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자본주의사회라서 교육조차 시장이 되어 경쟁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내고 소비할 것이 풍부한 듯 하지만 여차하면 학부모들은 정신없이 휘둘리고 돈이나 정보없이는 소외층이 되고 주객전도의 아주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학부모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학부모들의 교육철학(가치관)이 바로 서고 내 자녀를 지킬 뿐 아니라 엄마도 행복하고 더 나아가 이 땅에 바른 교육을 세워나갈 수 있는 희망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기독학부모교육에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기독+학부모>의 균형이 잘 잡힌, 신앙과 공교육에 대한 가치개념이 바로 서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임원엄마의 학교현장  


제가 이번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학교에서 임원엄마로서 나름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고군분투한 경험입니다. 

학교에서의 기금마련은 어떤 면에서는 일,이십년 전보다는 아니어도 학교발전을 위해 또는 꼭 필요한 영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학부모의 학교 자원봉사는 꼭 필요하고 더욱 발전되어야 할 소중한 자원입니다.

그런데,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찬조금을 비롯한 근절되지 않는 금전및 물량공세문제와 학부모들의 교내 활약의 부정인 모습들은 뿌리가 깊고 마치 이제는 없어도 되는 대들보가 자리를 내 놓지 않으려는 형세로 존재의 이유를 연명해 가고 있습니다.

학교의 공적 표명이 어떠하든 학부모들의 물량공세의 개입이 학교행사에 버젓한 한 부분이 되어 있는 것, 임원 엄마의 기부에 대해 자의든 타의든 부담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소수 임원엄마들의 물량공세와 대접 등 본의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임원의 타이틀로써 위해가 될 문화를 만드는 것들과 순수한 자원하는 마음의 미덕이 아니라 원색적인 생색내기 등의 악영향에 대해서 임원 엄마로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학교 행사가 좀 많은 편이었습니다. 임원엄마를 비롯하여 엄마들의 관심이 요구되는 큰 행사들이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회원인 까페에 올린 글입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벌어진 학교풍경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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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에 치닫던 긴장과 투지^^;;는 나름 안정되었고 3.4월 좀 바쁘게 그리고 머릿속보다 현장에서는 그리 치열하지 않게 큰 갈등없이 지냈습니다.

지난주에는 운동회며 연기되었던 바자회가 연달아 있는 바람에 학교에 자주 가느라 공사다망했습니다. 그 두 건과 함께 스승의 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4월 내내(계속 생각한 건 아니지만) 저랑 학급지원 입장이 다른 임원 엄마와 긴장모드라서 골치가 좀 아팠습니다. 아마 그 어머니는 저보다 더 골치 아프고 속 터졌을지도 모릅니다. 그거 생각하며 저도 참았습니다. ㅜㅜ:;;

 

예전에 쓴 대로 우리 여회장맘은 큰아들이 중학생이 되었고 초등학교에 들어선지 오래니 고로 학급임원 엄마로서 나름의 노하우가 단단한 고수입니다. 제가 그 동안 모금이나 운영비 문제를 더 다루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말을 풀다보면 당연 그 분의 인격에 대한 비방과 저의 소소한 분노가 공공의 것처럼 둔갑되어 쏟아질까 조심스러워 자중하는 중이었습니다.

 

3월 초, 우리 학급운영비 제안을 무산시킬 수 없어 먼저 지출내역을 상의하며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반 확 깎는 조치를 했었습니다. 그 분도 나름 양보하여 “분명히 모자랄 텐데 부족하면 나중에 모금을 더 추가하죠?” 뒤끝을 남기고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리고, 4월 중순되니 대지출이 예상되는 어린이날 간식과 바자회 건과 스승의날...그리고 말로 옮기기 거시기한 두 건을 두고 그 분은 돈이 턱없이 부족하니 부회장 엄마들 다 모여 더 모금을 해야겠다고 제가 단지 남자회장 엄마라는 이유로 결정권을 제게 넘겼습니다

(한번도 그걸 주장한 적이 없지만 그것도 관행이라 하네요, 배려였을까요? 이 경우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기록해 놓은 걸 보니 이미 우리가 하지 않기로 한 건을 제안한 거여서 어찌 거절하는 게 맘이 덜 상할까 고민하던 차에 학교가 저를 많이 도왔습니다.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 전에 학교 공문이 왔습니다.

<불법찬조금 모금하지마라 / 어린이날 선물 넣지 마라 / 운동회 기념품 맞추지 말아라/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간식 주지 말아라/... 스승의 날 선물과 꽃, 대접 등 하지마라..>

ㅎㅎㅎ 그런 공문을 들이밀며 “하지 말아야 한다” 하니 “그런 게 왔어요? 우리 애가 안 보여 줘서 몰랐네요” 하시는데 사실 저는 5년째 그걸 읽었고 대부분의 지원책 엄마들은 그걸 무시했고 학교는 복사비 낭비했던 겁니다. 저랑 그런 대화가 오가는데도 그 분의 절친은 옆에서 기념품 맞추러 동대문 같이 가자고 합니다 --;; 제가 그런 한 가운데 있자니 이제껏 나랑 놀던 엄마들은 다 어디가셨나... 패싸움 하고 싶은(물론 심리전^^;) 유치한 심정도 들었습니다. 성령께서 도우시지 않았다면 전 생전 안 해 본 언행 많이 했을 것입니다;;

 

어린이날은 제가 처음부터 주장한 얼음물 가져가서 먹이기에 동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초등학교나 1학년 엄마들이 극성인데 한 학부모가 교육청에 신고해서 학교가 발칵 뒤집혀 선물 사놓고 못 주고 회장 엄마들은 속병 나고... 1학년 어떤 반은 그 선물을 열흘이 지나서야 기어코 나눠 주었더군요. 한 꾸러미가 족히 만원은 되어 보이던데....

낼 ‘스승의 날’ 건은 제가 어이없이 좀 양보했던 건인데 그제 공문이나 어제 알림장을 통해서 학교의 강경한 입장을 확인했는데... 기다리다 지친 여회장맘께서 아침에 전화하셨길래 공적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분은 낼 가신답니다.

“그럼 **엄마는 낼 가는 것에 대해 뭐라 마세요. 다른 엄마들이랑 갈거니까요”

“네~ 제가 뭐라 하겠어요. 개인적으로 하시는 거죠? 공적으론 안 합니다.”

아이구~~ 이게 뭔 시베리아에서 조깅하는 시추에이션입니까!!!

제가 사람 마주하고 이런 냉랭한 대화를 하는 것이 영 체질에 안 맞는 사람이거든요 ㅜㅜ

 

우리 학급 임원엄마들의 성향은--

여회장맘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뭐든지 다 할 거에요” 극단적 물량공세 생색내기.

남부회장맘은 “미안하니까 난 재정은 말하시면 다 도우리라” 하시는 아리까리 직장맘

여부회장맘은 “제발 강하게 밀어 붙이셔서 뿌리 뽑아 주세요. 왜 이리 괴롭히나요? 직장 다니는 엄마한테 미안한 맘 주는 거 자체가 틀렸어요. 불필요한 지출이 무슨 덕이 되나요? 내 이래서 임원 나가지 말랬는데...” 왕 부담되는 날카로운 개인주의 직장맘.

이런 가운데에서 조율하는 게 제 일이었는데 여회장맘과는 다들 상당히 적대적이고 제가 뭐라고 학교일 달인이신 여회장맘께 의의를 제기하면

“그럼 **엄마가 다 알아서 하세요. 한번 해보시면 아실 거에요”

존댓말 겨우 차리고 만화책에서나 볼 듯한 상황설정에 대화 뉘앙스 아주 불쾌해지기 쉽죠. 그래도 전화가 낫더군요. 저보다 나이가 어린 엄마인데 나이대접 받을 생각 전혀 없었지만 때때로 오기가 나는 상황에서는 나이를 내세우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은 소소한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에구~~그래도 그 분은 저보다 더 힘들었을 거라는 걸 압니다.

 

그리고, 미워도 그분의 두터운 인간관계로 절친이신 같은 반 어머니, 두 분이 학급 일을 도우셔서 행사들을 세 건이나 무사히 넘겼습니다. 착하신 의리파 두 분이 아니었으면 전 정말 쌩고생이 뭔지 첨으로 체험했을 겁니다.

전교어린이회 모금 건은 저의 제안으로 모두 놀라서 (물론 회장엄마랑은 좀 설전하고) 모금 안하기로 했는데 제 지인들의 말로는 아마 저만 빼고 자기들끼리 모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네요. 제 (모금)분량을 다른 사람들이 더 지고 갈 수밖에 없다면 좀 미안해지기도 하는데...이 판국에는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들을 하더군요.


‘스승의 날’을 맞이하며 교장 선생님과 교무주임 선생님의 학부모들에 대한 일관된 처사와 상당수의 담임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사양노력에 감사드립니다.(일부러 장문의 편지를 쓰셔서 왜 선물과 꽃조차 사양하시는지 정중히 마음을 전하십니다. 알림장에라도...) 웬만한 선생님들은 엄마들이 들이밀면 못 이기시고 그냥 받으십니다. 그러고는 뭘 바라시는 선생님 대우를 받으시고 엄마들 정보족보에 올라가십니다. 학교의 물량공세 엄마들 행보의 악순환은 대개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큰 아들이 묻습니다.

“엄마, 왜 이런(같은 내용) 공문이 자꾸 나와요?” / “중요한 지침인데 잘 따르지 않으니까 때마다 강조하시는 거지.” / “그냥 안 하면 되는데 그걸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아이들은 학급에서 엄마들이 주면 좋은 게 좋은 거라 받고 없으면 말고 별 생각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공적인 지침과 일반적 선택은 달라도 되는구나’ 그리고 ‘왜 저 선생님(엄마)은 규칙을 지키지 않지?’ 존경심에 위험요소가 생기겠지요.

 

저희 학교는 강북에 넉넉하지 않은 동네에 있습니다. 새 교장선생님이 3년 전에 오셔서 각고의 헌신으로 시와 구에서 지원을 받아오셔서 대대적인 물량적 개선을 이루셨습니다. 그 전의 교장선생님은 말하면 입 아픕니다. 분명 우리 학교는 아직 개인적 기부금이 더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제 안목에서는 부족한 것이 큰 불편도 아니고 흠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맘이 절실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몇 학부모님들의 개탄할 작태와 객관적으로 호평 받을 수 없는 지원 방법들은 아주 많이 본질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들이 확실합니다. 3월에 교장선생님께 편지 쓰려던 내용도 그런 것이고 특별히 임원엄마들 부모교육을 제대로 시켜주시고 공적인 통제를 일관성 있게 또는 강경하게 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려던 겁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에게(다른 일로 교육청신고에 놀라신 직후) 넘 깊은 상처나 오해가 생길까 봐 제가 참고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저의 간절한 맘이 닿았는지 일관된 공문의 효과는 몇 년 지속되니 이제사 좀 더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엄마, 선생님이 학교엔 꽃도 편지도 가져 오지 말래”

둘째 아이가 말합니다.

“옛날 피아노선생님이랑 영어선생님, 유치원 원감선생님,

지금 태권도 사범님한테는 드려야지...”

 

참 답답합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지. 중요한 걸 지키려다 그만큼 중요한 걸 잃게 될까 안타깝습니다. 선생님들 중에는 알림장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쓰신 분들도 계실 테고 사무친 뉘앙스(‘스승의 날’이 불편한 스승)도 느껴지고 샘들의 인격은 무시된 획일적 방안이 저도 참 씁쓸합니다. 금전이나 선물의 부담없이 창의적으로 ‘스승의 날’을 즐겁고 감사가 넘치는 날로 추억하게 하시는 선생님들도 적지 않으십니다.


공문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직접 찾아가기까지 하는 엄마들은 자기의 소신을 믿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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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덧붙이자면 ‘스승의 날’에 엄마들은 학교에 가서(모든 엄마가 그러신 건 아닙니다)

무엇을 하시냐면요, 큰 케이크와 꽃다발을 사 가지고 교실에 가서 촛불을 키고 스승의 은혜를 아이들과 함께 부릅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나누어 먹거나 선생님께서 갖고 가시도록 합니다. 저도 그러할 뻔 했는데 공문에 따라 일관되게 해 버렸습니다. 선생님들의 입장은 잠시 흐뭇하실 수도 있고 옆 반에서 들리는 노래와 박수소리에 좀 섭섭하실 수도 있지요. 그런데, 수업시간에 가서 일관된 행사가 아닌데 위화감을 조장하고 더구나 학교의 공적 입장이 분명한데 그렇게 한다는 것은 어떤 개념인지... 선생님을 존경하는 진정성의 굳건한 표현일 뿐인지...이번에는 대부분의 학급이 공문에 따라 행동했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회장엄마의 결정에 따라 불만이어도 못이기는 척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긴장상태가 힘들어서 그냥 돈 모으자 할까 싶다가 그 어머니께서 절 열받게 하시길래 좀 오기가 나서 버티는 것도 있었습니다. 애초의 "긍휼"은 온데간데 없어져서 죄책감도 만만치 않고요. 제가 이리 애써도 저와 가치관이 다르신 그분들은 커녕 학교문화가 쉬이 변하지 않을 거 같아서 씁쓸합니다. 그리고 뒷담화는 들려옵니다. 욕하다 장수하실라나? ^^;; 피해의식도 좀 늘고 스트레스는 확실히 있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살아남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학교의 주류인 엄마들은 뒷담화를 풀든 어쩌든 학교에서 내 자식 위하야 살아남은 엄마들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보기에 현실성 떨어지고 뭘 모르는 이상주의자들은 매우 귀찮은 한번 지나가는 일종의 객입니다. 저도 그런 부류인 셈이고 제가 지금 혼자인 거 같은 느낌인 이유는 전승되어 온 주류와 시비를 두고 맞섰던 엄마들은 이미 지치거나 귀찮아져서 공교육에 이를 갈며 떠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은 분들은 유유히 남아 무지하게 수고하는 고유의 영역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가치있는 일입니다.


저도 앞으로 아이들이 임원이 안 된다면 저만치 서는 엄마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냥 현재는 이것이 제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미련해 보이는 입지를 지키고 있지만. 그저 앞으로는 봉사할 일 있으면 해야겠고 내역을 듣고 돈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거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은 제가 임원엄마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원 엄마는 돈 쓰는 엄마라는 타이틀을 끊고 싶습니다. 제게 결정권이 있다니 말입니다 ^^:; 암튼 반에서 어려운 일을 당한 학생을 돕거나 여행비를 돕는다든가 그런 취지의 일을 제가 추진은 못하지만 모금이란 그럴 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소수의 생존


이렇게 회장엄마를 처음하면서 그동안 우리 반 회장엄마들이 참으며 가려주고 좋은 선생님들 만나서 잘 못 느꼈던 깨달음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임원을 하려면 엄마의 지원이 꼭 필요해서 직장맘은 맘을 졸이고

가난하면 돈 없어 땡빚이라도 내어야지 생각하고 자기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고 위축될까 봐

불안해하는 것은 잘못된 상황.

 

“나도 직장에 휴가 내며 돕는다, 나도 없는 돈이지만, 애를 위해서 감수하는 거다.

 내 돈도 아깝다“ 라고 다른 학부모에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학부모들은 아주 위험.

 

제가 재정적으로 좀 여유로웠다면 아마 전 별 고민없이 돈을 내고 돈의 쓰임에 대해서는 좀 촉각을 세우되 직장맘과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둔감했을 겁니다. (빠듯함이 동력이 되기도 하니 열심히 공공의 것을 생각하는 것이 유익한 것 맞는 것 같습니다.)


학급임원은 재정적 물리적 엄마도우미를 확보하기 위한 담보가 아닙니다. 심한 표현인가요? 학생의 가정이 재정적으로 어렵거나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시면 임원 후보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거결과 그런 조건의 학생이 임원이 된다면 투표는 학급 친구들이 했지만 다른 엄마들은 그런 결과에 대해 난색을 표합니다. 초등학교 임원 선출이 말하자면 돈 쓰며 학교일 도울 임원엄마선출이라는 것입니다. 임원에 대한 인식이 해를 거듭하면 학생들도 분위기 파악하고 알아서 후보에 나가지도 않고 선생님의 권유로 억지로 나갔다가 선출이 되면 집에서 당황해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 임원의 반 정도는 엄마의 지지를 받고 나가는데 나머지 반이 문제인 거 같습니다. 우리 아들도 사실 제가 말렸는데 애가 포기를 안 하길래 나중에 넘 미안해서 그럼 해 봐라 말을 바꾼 경우입니다.


학교에서 학급임원 학부모와 학부모의 재정적 물리적 자원봉사에 대해서는 별개로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교에서 소용되는 모든 재정은 공립학교라면 더욱더 학부모와 무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지키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 학기를 지내면서 제 아이가 임원이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가는 과정에 제몫을 하게 하시기 위한 계획이라는 확신을 하며 살았습니다.

제가 등대지기학교를 경험하게 하셔서 눈을 들어 집 밖을 보게 하셨고, 제 아이로부터 더 많은 아이를 보게 하시고, 교육의 본질을 보며 학교와 사회에 건강한 비판과 희망을 동시에 갖게 하셨습니다. 아이가 이번 학기에 임원이 아니었다면 제가 그 현장에 서지 않았을 것이고 제가 배운 것은 그저 고급 지식일 뿐 빛을 잃었을 것입니다.



* 관찰자에서 현장 참여자로


현재 공교육은 큰 아이 1학년 때에 비하면 외형적으로 변할 뿐 아니라 노력하는 양상의 질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성실과 노력으로 학생들과 원활한 소통 가운데 그 변화를 일구어 가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완벽할 수는 없지만 학교는 소소한 행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배려하는 수평적 관계를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여전히 권위적이기만 하고 학생들에게 비인격적인 소통을 하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학교의 공적인 입장이란 것이 매우 방어적이고 구태의연하기도 하지만 학부모의 바람과 요구의 수렴이 공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지난 몇 년간 학교는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아직 저는 소위 퇴출감(?)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고 사교육도 운동뿐이고 성적 상위권을 고수하라고 아이들을 닦달하지 않으면서 유유자적(?ㅜㅜ)하는 품세로 입시위주의 교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일상에서 신랄하게 통감하지는 읺았습니다.

      

저는 학부모가 되고 여러 분의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주 훌륭하신 선생님도 만났고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니 감사할게 넘치는 엄마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과 두 분의 교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 중심으로 많이 노력하시는 분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감사하고 신뢰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 전화를 하는 엄마입니다. 학교에서 아주 부담스러워 하는 엄마지요. 교육청에 전화하는 엄마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전에 학교에 문제제기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합니다.

한번은 공문관련해서 받는 학부모에게는 형식적일지라도 학교의 공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주시는 노력에 대해 감사전화를 했습니다. 교감선생님은 참 불편한 상황이라 하시면서 노력을 인정해 주시니 참 격려가 된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두번째 전화는, 임원엄마들 내에서 소통이 안 되니 죄송하지만 학교 입장을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강경하게 표명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서로가 민망하고 불편한 내용의 전달이었지만 역시 또 한 분의 교감선생님은 매우 성의껏 답하시고 다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화를 해줘서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저 보고 넘 순진하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큰 아이가 저학년 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저는 누구나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애쓰는 길에 휴지가 떨어져 있어서 쓰레기통이 있든 없든 휴지를 집어 들고 두리번거리며 적절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가던 길이 너무 바쁘면 때로는 지나칠 수밖에 있고 다른 것에 집중해서 못 보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무심히 또는 귀찮아서 길에 뭔가를 버리고 갈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제 행동은 하나마나한 것이었을까요?

        

제가 직접적으로 현장의 부담을 경험해 보니 오히려 갈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보화시대를 넘어 디지로그 시대를 잘 살아보자고 하는 시대에 과도기적 모습은 산재되어 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도, 창의력이 최고 능력이라는 기준도, 경쟁과 성공이 물질만으로 치닫는 것도, 더 좋은 것, 편안한 것, 자연스러운 것 ... 진리는 분명하지만 선택의 주체는 참 복잡하고 부담스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 나들목에는 학부모님들이 많으십니다. 학교에서 제가 부딪긴 경험과 제가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으시거나 오해하셔서 맘이 불편하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에는 학교가 혼자 노력해서는 공교육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우리 나들목의 또다른 이름 “더불어 함께”를 생각해 보면 공공의 개념들이 사회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공감하실 텐데 부디 나들목 학부모님들이 건강한 학교를 세워 나가는데 주어진 자기 몫을 은혜로 감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성장할 때 매우 유약하게 자란 사람인데 엄마로서도 터무니없이 무력하고 게으르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좀더 강인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제게 “치열하게”라는 말이 항상 부담스런 슬로건이었는데 제가 수용할 수 있는 핵심어를 찾은 것입니다. 

그리고, 혼자라면 참 외롭고 감정적으로 될 수 있는 어려움이 있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공동체성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데 진정한 도움과 위로와 격려가 되어 서로 세워주는 기쁨으로 약동하길 기도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능히 지키실 것을 확신하며 강하고 지혜로워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답고 유익한 사람이 되길 기도합니다.

(디도서3:1~8)


 *지난 5월 분까지 2개월 분을 한꺼번에 올린 듯 너무 긴 글이라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박하차 한 잔이 아닌 두 잔은 마실 시간을 내어주신,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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