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아줌마'에 해당되는 글 2

  1. 2008.10.01 넉넉한 아줌마 1
  2. 2008.09.26 친절한 아줌마 2

넉넉한 아줌마

2008. 10. 1. 22:20 | Posted by 허니즈맘
나는 아줌마에 대한 환상이 있다.

아니, 대다수의 유형에 접근하지 못해서 여러 가지 위축된 부분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대다수의 유형'이라는 표현은 평균 지수를 지닌 무리들?  그런 생각으로 말한 것 같다.

어쩌면 내 속 한 귀퉁이에서는 내가 좀 독특하길 바라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길 바라는 유치한 속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각자의 무던한 연습과 노력 그리고 불구하고 헌신적인 수고의 결과일 수 있는

능숙한 가사 --- 특히 청소와 요리 ---의 경지를 당연히 여기고

그 정도는 누구나 한다고 치부하는 경우를 보는데

내게는 그런 수고와 오랜 숙지의 시간도 없었음이 솔직히 부끄럽다.


몇 년 전 내가 청소때문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남편이 위로의 말을 건냈다.

"청소도 은사야. 청소 잘 하는 사람은 해 놓으면 딱 각이 떨어지게 한다.

당신이 바라는 수준은 그거 같은데

그게 안 되는 한 계속 만족도 없고 스트레스 쌓인다.

당신은 그런 은사는 없으니까 잘 안 된다고 넘 맘상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해.

이래도 저래도 잘했다고 티나지는 않을 거야~."

그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하거나 더 우울해 지지는 않았다.

남편의 위로가 효험이 있어서 이제껏  내가 청소 잘 안 하는 것의 합리화 제 1조로 삼고 있다.


요리도 꽝인데, 그렇다고 외식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인스턴트를 애용하는 것도 아니고...

친정원조가 없으면 일품요리로 연명하고 밥상이 매우 소박하다.

핍절을 훈련하는 식사시간이 자주 있다.

우리 애들은 장차 밥상 앞에서 크게 불평하지는 않을 거다 .

편식이 문제지... 넘 고급음식은 불편해 할지도... -.-;;

남편과 아이들의 일상을 정갈하고 풍성하게 받쳐주는 엄마와 아내로서는 부실해서 미안하고
 
더 나아가 대접의 은사가 없다고 난색을 표하고 사랑이 입으로만 말로만 쏟아지고

육과 시간을 내어주는데 인색한 것이 농후하니

그야말로 그리스도의 덕을 나누는데 어려움이 크다.  


내가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었던 변명을 하자면, 

나는 아이 셋을 임신하고 낳고 키우는게 언제나 숨이 꼴딱 넘어갈 만큼 심신이 둘다 버거웠다.

체력도 안 되고, 몸으로 해야 하는 건 다 느리고 뭘 해도 서투르고 비효율의 극치이고

사랑도 이기적이고 모성애의 부재 또는 수준미달의 희생정신으로 자존감은 바닥을 내리치고  , 

죄책감이 크고,

열심히 꾸준히 연습하거나 무던하게 견디려는 의지가 매우 박약했다.

도대체 신앙은 어디가고  내가 예수님을 믿는게 맞나?

도저히 은혜앞에 담대히 나갈 수 없는 자포자기의 심정만이 가득하고

싱글 시절의 신앙은 미화된 작위적인 포장이었다며 과장시키고  

과거의 신앙에 대한 자조는  하나님의 은혜조차 폄하하는 위기에 치달았다.

그게 내 30대의 절벽이었던 것 같다. 
  
 
나는 아줌마가 되어 간다.

현재는 외모만 그렇고 속은 아직도 여물지  못했다.

순서매김에 이유는 없고

1. 친절한 아줌마

2. 넉넉한 아줌마

오늘까지는 이렇게 나의 지향모델을 그려 놓는다.

앞으로 더 이 설정은 길게 늘어지게 나올 거다. 


목표  2. < 넉넉한 아줌마 > ---  

청소 :  기본적인 청소를 능숙하게 잘 해서 애들이(손님이)  좀 어질러도 별문제 아니게 넘어갈 수 있길 
          '내가 이렇게 치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어지르면 어떡해?'
          '이걸 언제 치우나? 아이고 피곤해. 졸려 죽겠는데......'
        
          so, 체력을 키운다.         좀 버린다.         근간에 필요할 거 같아도 나눠 갖는다. 

요리  :  먹거리 주의는 계속 해 왔지만 대안에 대해 넘 소극적이어서
          온 가족이 영양결핍 내지는 식욕부진이다.  
          
           최소한의 메뉴를 돌려가면서라도 최소한의 현상유지를 업그레이드 한다.
           최소한의 메뉴를 섭렵하면서 장차 요리에 자신을 갖고 실력을 키운다.
           내가 먹는 양과 욕구를 떠나서 배려해야 한다.

           so, 메뉴 정하기,            장보는 날 정하기,         반찬하는 시간 정하기
  

친절한 아줌마

2008. 9. 26. 13:16 | Posted by 허니즈맘
나는 세련된 거 보다 무난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나는 절제된 냉소보단 구구한  친절을 택했다.


나는 바람타고 날아보는 깃털이 되기 보단 창가에서 펄럭이는 커텐이 되기로 했다.


나는  존중받기 보단 존중해 주는 입장이 더 자연스럽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죽도록  최선을 다해 보진 않았지만
실수나 실패가 자기 속에 넓고 깊게 패이는 고통을 주지만
그 때문에 내 삶의 뿌리가 든든히 선다는 걸 믿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승헌이가 잡은 잠자리를 들여다 본다. 승헌이가 주문해서 찰칵!  2008.9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