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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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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위 ---기독인으로서 첫참여

2008. 7. 12. 13:32 | Posted by 허니즈맘


시청 집회에서 한 절 배우다    (나들목 가교나눔 게시판에 올린 글)    
 
 
 글쓴이: 라일락(박혜성)  :     날짜: 2008-07-05 14:18:41    
 
 


집회를 다녀 오면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집회 내내 집중하고 활짝 웃기도 잘하고
 
성가대에서도 누구 못지않게 볼륨업에 현기증나도록 최선을 다하고
 
아스팔트도 즐겁게 잘 걷고  (아침qt에서의 비장함은 내려 놓고)
 
위협과 위험이 별로 없는 ( 시간도 이르고, 미사 집회 덕으로 좀 누그러진)  현장에서,
 
오면서 급기도 부탁하려고 친구에게 전화 건 것이 무색한 분위기를 감사하며
 
어려움이 전혀 없엇지요.
 
 
그런데 집회내내 제 속에서 불편하게 꿈틀대던 불만과 포착한 거슬리던 것이  불평으로 간간히 툭툭 튀어 나오고
 
이틀내내 기회만 있으면 점점 강도 세게 비판같은 불평이 쏟아지더군요.
 
사실 말해 놓고도 별 소용없는 솔직한 심정,  누가 듣고 동조해 주길 원해서라기 보다
 
내 생각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 좀 큰 소리로 혼잣말을 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다혈질은 아니지만 의외로 아주 고집스럽게 화를 내고
 
어떤 사실에 대해 '아니다' 싶으면 심하게 반응도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남편 왈  "음, 앞으로 큰 일 하겠다~."  비웃는 건 아니고 ^^
 
기특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저를 진정시키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이번 집회에서 또 하나의 "겸손"을 배웠어요.
 
 
저는 소시적 시위 현장에 두 번 정도 나가고 (사과탄 즉석흡입하고  지랄탄의 위협에 간단히 굴복)
 
지인을 돕기 위해 약간  위험한 곳에 한 번 가고
 
그 어지러운 시국에 별로 한 일이 없는 기독교인이었어요.
 
아마도 그 시절 울 남편을 만났으면  우리 사이에  높은 벽이 있어서 알아 보지 못했을 거예요.
 
아주 소심하고 시대의 부름에 대해 책임을 자문하기에는  영적으로도 어렸지만
 
육적 한계가 너무 분명한 거였지요.
 
하지만, 심적으로나 지적으로는 많은 부분 공감하고 지지했었던 거 같아요. 
 
그때 기도를 많이 했지요. 
 
시국적 기도나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도가  얼마나 깊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그런 위험한 현장과 억울한 양심적 사람들을 위해  악한  권력자들의 회개와 긍휼한 다스리심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에 대해
 
참 정의와 평화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긴 기도를 했지요.
 
잔인한 분노와  진실에 무지한 폭력... 그 증오의 끝이 가장 두려웠지요.
 
안전한 곳에서 기도만 노동 삼는 자의  한가로운 사색이라고
 
치부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의기소침해 하면서
 
용기있는 희생적인 인생에 늘 미안했지요.
 
그러면서 엉뚱하게도 오히려 내 편이라고 동조하는 운동권 사람들에게 이러저러한 비난도 적지 않앗어요.
 
내 눈의 들보는 당연하고, 악한 무리는 완전 제끼고......
 
 
지난 목요일, 집회에 참석하면서 그때의 불만---어쩌면 기대하는 자들에 대한 실망과 섭섭함---이
 
색깔도 퇴색 되지 않고 같은 레파토리로 분석이 되더군요.
 
더구나 기독교를 대표하는 현장이라고 다시 생각하니 난감하기도 하고 
 
"싫다" 감정이 욱 하더군요. 
 
내가 속아서 이 자리에 있나 싶기도 하고 유치하게 감정적으로 되는 상황 돌입
 
그러나, 성령께서 저를 타이르시고 가만 있어보라 하시니  급히 자신을 추스렸지요.
 
꼭 그  이유뿐일까  아니기도 하겠지만,  제가 '기장' (기독교장로회)분위기를 잘 모르느데
 
여러모로 거부감이 많았고 (...........................)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저를 삼킬 거 같았어요.
 
 
집에 돌아오며( 저녁9시 귀가)  가득했던 생각들을 늦게 돌아온  남편에게 쏟아놓자니
 
남편이 웃더군요. "실망 많았구나!  원래 그래~" 
 
어느 집회고 집회측의 리더십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치기 마련이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가치관과  기대수준을 갖고 있는데
 
그래도 핵심에 동의하기 때문에  여러 면에 있어 다른 색깔을 감수하고
 
한 목소리의 힘을 만드는데 가치를 두는 거라는 거지요.
 
 
그 생각을 못 한 건 아니었지만, 남편의 말을 들으니
 
나보다 더 여러 생각과  경험을 갖고 신앙적 견해로 상황을 대처하는 (실망도 많이 한)
 
선구자니 위로가 되더군요.
 
제가 얼마나 단단한 고정관념으로 기독교를 하나 되지 못하게  하는 일조를 하고 살았는지
 
                 여전히 나만 옳다고 주장하고 싶은지
 
욕지거리 하며 다른 기독교인들을 폄하하는 무례한 기독교인들과 제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생각했지요.
 
내가 옳다고 믿는 방법들이 본질 자체가 아니지만
 
상당히 본질을 건디는 것 같은 나와 다른 기독교인들의  방법에 분도 나면서
 
실상 그 분(화)이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의분을 방해한다는 것을  개달았어요.
 
 
그리고,  "겸손"이란 이럴 때 발휘되어서
 
공의를 위해 내 취향을 드러내지 않고   아직 성장 중인 내 기독교 세계관을  맹신하지 않으며
 
성령께서 어떻게 이끄시는가 내 속에 질문이 있어야 하고 
 
그 이끄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걸
 
선택은 가볍지 않고
 
듣는 마음은 겸허하고
 
순종은 용기있고 의지적이어야 한다는 메세지가 정리 되었어요.
 
 
도대체 하나 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는 
 
지체 의식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섬김의 도를 말하고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덕이 되는  그리스도의 선물인가  때마다 감동하면서......
 
 
그 곳에서 왜 그렇게 낯설고 긴장되던지
 
아직 무지한 교파 간의 이질감, 뿌리깊은 갈등과 문제의식 등
 
현재 시국 앞에서 예수님 이름으로 전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그러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렇게 어려운가?
 
 
사실, 이번 시청 집회가 저는 촛불시위 시작후 처음 참가한 것이고
 
제가 기독교 집회에 기대한 것은
 
"부흥"에 갈급한  목마른 심령들이 현 시국을 규탄할 뿐 아니라
 
기독교의 통회과 각성이 뜨거운 기도집회가 되어서
 
대오각성이 불일듯 일어나길 성령의 불길이 덮어지길 바랬는데
 
"첫술에 배부르랴"였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시국에 이런 소망을 갖고 있지요.   
 
 
하나 된다는 것에 대해서 좀더 유연한 생각을 갖기로 작정했습니다.
 
내가 신뢰하고 사랑하는 공동체를 넘어
 
저의 기준이 좀더 겸손해 져야 한다는
 
때로는 손해도 볼 수 있다는  긍정적 포기에 동참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사회생활  제대로 안 해 보고
 
쉽고 편한 길로만 살아 왔고
 
교회의 안정된 울타리에서 성장한 저의 신앙이 보증수표 같았는데 
 
어느새 목사의 아내가 되고, 공동체 안에서  리더의 자리에 서있는 제가
 
교회 밖도 나가 보고, 집 대문도 나서며
 
앞으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좀 '방콕' 스타일이라서 체질개선에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요.^^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만 무엇이 가능하다고
 
그래야 좀더 완성도 높은 무엇이 되지 않을까 요지부동이던 제가
 
시행착오의 모험에 과연 의연할 수 있을지 불안하네요.
 
그러나, 이번의 깨달음
 
겸손히 나와 다른 무리와 자발적으로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진정 하나 되는 것에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데 한걸음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받아 들이기로 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오는 지혜는 먼저 순결하고, 다음으로 평화스럽고, 친절하고, 온순하고,
 
자비와 선한 열매가 풍성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정의의 열매는, 평화를 이룩하는 사람이 평화를 위하여 그 씨를 뿌려서 거두어 들이는 열매입니다."
 
(약3:17~18)  
 
 
 

和眞  [2008-07-09 13:54:33] 
사모님.. 글이 너무 좋아요.. 막 향기가 나요.. 사모님의 인격과 가정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귀헌이는 우리반의 기도대장이에요.. ^^
라일락(박혜성)  [2008-07-09 20:32:07] 
화진 샘 다정한 격려 감사해요. 게시판 중독에 빠져 어렵게 긴 글 썼고 스스로 각성하는데 보람있는 시간이 되네요. ^^ 우리 귀헌이가 사랑을 깊이 입고 있군요. 감사드려요.
유리바다  [2008-07-12 13:36:57] 
평생을 길거리에서 투쟁하신 목사님과 우리의 정서가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익숙한 경배와 찬양의 문화와 합심기도의 아름다움이 거기에서 있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인 것 같구요~ 용납과 다름의 인정 가운데 성숙함을 기대하는 게 낫겠습니다. 정말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라일락(박혜성)  [2008-07-05 11:01:13] 
촛불의 힘은 또 한 가지~뽀샤시까지^^




라일락(박혜성)  [2008-07-05 11:06:06] 
그 날 아스팔트 길은 아주 평탄하고 더더더 걸을 수 있을 만큼 쉬었어요. 그동안 먼저 길을 내놓으신 섬김과 희생 덕이겠지요. 그 동안 내가 부지간에 걸었던 편한 길들과 간단한 선택들이 '아직 가보지않은 길'을 선택한 결단의 삶들 덕이었음을 숙연한 감사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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