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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차 한잔에 그리운 쉼을 누리고 잠시 쉼에서 얻는 자유와 감사의 힘으로 peacemaker의 꿈을 꺼내 봅니다. 여전히 뒤죽박죽 작은 일들에 쫓기며 정신 없지만 내 안에 심어 주신 기쁨들 누리고 나누길 원합니다. 차 한 잔 추가~.^^
허니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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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말파티

2019. 7. 2. 14:32 | Posted by 허니즈맘
주중에 시모님께서 간식비를 선물로 주셔서
불금에 뭔가 사먹자 하던 차에
나는 짜장면이나 피자 먹고 싶었는데
남편이 달콤한 초코케이크 먹고 싶다고 해서
남들 다 있는 할인적립 카드가 없어서
속상해 하며 큰맘먹고 초코케이크 구입.

여차하면 그냥 디저트용으로 때아닌 비싼?
케이크 부숴 먹을 판이라 의미부여에 발동 걸렸다. 쏘~

웬 케이크냐는 애들에게
이른 송년회 하려고...
12월1일 기념으로... 샀다고 했다.

밥을 먹고 잠시 쉬다 애들 소집!

"얘들아~ 한해를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성과 또는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
한 마디 하자! "(아~ 건조하다)😥

♡2찌: 알바한 경험-단호하고 짧은 단답
(엄마의 부연-첨엔 힘들었는데 14시간 일해도 안 죽더라 갈수록 할만하고 돈도 많이? 번다)

♡3찌: 발전한거요. 성적도 오르고 축구를 계속 해 온거(아빠의 부연-평생할 운동을 익힌거 축하해!, 엄마의 부연- 초긍정 자존감☆☆☆☆☆)

♡아빠: 주어진 일을 열심히 잘 한거,  (풍류도의 한 부분)태극권 100수를 수료한거. 운동하면서 정신적으로 발전하고 몸도 건강해져서 감사.

♡1찌: 웅얼웅얼 (가장 큰 모험과 시도, 발전을 경험중이지만 불만이 많음)

♡엄마: '물빛그리다' 수채화 기초과정 시도와 행복한 경험, 동화쓰기로 추억 속 긍정의 요소들 찾기, 포토샵 배우기 통해서 외계언어 입문 어려운거 도망 안가고 긴장 타며 집중하기, 심지어 수채화와 포토샵 수업은 개근함~ 고등학교 졸업후 첫 개근.
(지금 쓰면서 생각하니 난 아까 내 말도 안 했고 아무도 엄마여보는 어떠냐고 묻지 않음...급우울하다 ㅠ)
 
무튼 우리 집에서 내가 제일 내맘대로 편히 살고 있으니 인내심을 갖는게 미덕이다 ㅠ

다들 초코케이크에 대만족하며 우유를 마시며 숟가락으로 막 퍼먹었다. (이런건 네 남자랑 살면서 내가 적응하고 살기로 함)
맛있었고 굿초이스였기에 오늘 오랫만에 5식구 한 자리에 모임 시간은 성공!!!!!

18. 우리집 굿밤 모양새

2019. 7. 1. 23:54 | Posted by 허니즈맘
18. 우리집 굿밤 모양새

남편과 나란히 퇴근했다.
토토의 환영을 받고 옷을 갈아 입고 바로 밥상 앞에 앉았다. 카페를 정리하며 오늘 남은 밥이 많아 솥에 있는 걸 다 퍼왔는데 남편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유부초밥을 48개 만들었다. 나는 엄마가 주신 다 불은 떡국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오랫만에 엄마표 김장 배추김치랑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떡국에 들어있던 왕건이 고기랑 유부초밥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쳤다. 식사 전에 깍둑 썰은 수박을 많이 먹은 남편은 배가 부르다고 난리였다. 나는 그동안 다이어트 하면서 절제한 매운 김치랑 떡국떡을 폭풍 흡입했더니 배가 무겁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포만감이 그리웠던 것 같기도 하지만 가벼운 식후 만족감이 훨씬 좋다.

 유부초밥을 예쁘게 쌓고 오늘 개교기념일이라서 죙일 자겠다고 한 둘째 아들 방문을 두드렸다. 나와서 유부초밥 먹어라~ 문을 열었더니 빈방이다. 이전에 빈방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방구석 장롱에 붙어 자고 있어서 깜놀한게 몇번인데 오늘은 빈방을 보고 아연했다.

 남편은 같이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는 길로 백팩을 메고 잠시 책 읽으러 카페에 다녀오겠다며 나갔다. 그렇게 안 생겼는데 한 장소에 2시간 이상 있으면 집중이 안 된다고 한다. 내가 박효신 노래를 너무 크게 틀어서 피신한 건지도 모른다. 남편이 명리학 인강 들을 때 볼륨좀 낮춰 주겠냐고 했더니 귀가 아파 이어폰을 잘 안 끼면서도 그날 이후로 이어폰으로 인강을 듣는 걸 생각하면 좀 미안하다. 난 이어폰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둘이 음악취향이 달라서 일방적인 실랑이를 할 때가 많다. 남편은 웬만하면 잡식성인 양 내버려 두지만 나는 많이 까다롭다. 이 연주자는 너무 음습하네, 이 라커의 샤우팅은 너무 폭력적이네, 이 재즈는 너무 지루하고, 그 악기 소리는 너무 거슬리네, 온갖 잡평가를 하며 남편을 어이상실로 웃게 한다. 남편이 좀 독특하고 전문성있는 취향이고 나는 매우 편협하게 대중적인지라 내 귀와 정서는 불편함을 여지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남편을 배웅하고 첫째 아들이 혹시 작업중인가 자나 싶어 살짜꿍 노크를 하니 조용하다. 유부초밥 먹을래? 우리집에서 제일 깨끗이 정리된 그 방도 주인이 없었다.

 알고 보니 우리 집에 사람은 나뿐이었다. 대궐같은 집이나 2층집도 아닌데 어쩌다 우린 이렇게 서로의 출입도 모르고 지나치게 개인주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을까? 씁쓸하지만 나름 독립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애들이 차례로 집에 들어왔다. 오늘의 작업을 마친 첫째는 퇴근하는 친구랑 저녁식사를 했고 둘째는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지만 합정까지 가서 3D학원 수업에 다녀왔다고 한다. 들어오는 얼굴들이 밝으니 됐다. 아이들에 대해서 아직은 아무것도 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지지와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이다. 셋째는 내일부터 기말고사인데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직한 시간을 잘 살고 있길 바란다. 너무 늦지 않게 귀가해서 그 좋아하는 아빠표 유부초밥 많이 먹고 밤새지 말고 잘 자면 좋겠다.

 밤이 늦었는데 토토랑 잠시 산책 나가야겠다. 삼형제보다 토토에게 늘 미안하다. 말만 미안하다고 하며 꼼짝도 안 하는게 아들들에게 하는건 비슷한데 토토는 쉬똥의 문제니까 말이다.

 딜레마와 아이러니 사이에서 내 역할은 일반적이지 않고 모호하다. 남편과 합의는 되어 있지만 우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나는 거의 집에서 가능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백 가지를 잃는 것보다 열 가지가 부족한게 낫기 때문이다.